본문 바로가기

일산 1주택자, 교육 위해 대치동 집 사도 대출 못 받는다

중앙일보 2018.10.04 00:02 종합 6면 지면보기
경기 고양시 일산 신도시에 거주하는 김맹모(가명)씨는 지역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서울 강남 지역 고교에 진학시키고 싶어한다.  
 

금융위, 은행 혼선 빚자 가이드 내
수도권 규제지역 집살 때 모두 해당
인천·부천 등 비규제지역은 가능

하지만 아들이 버스로 1시간 이상 소요되는 강남까지 매일 통학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 이 때문에 그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강남 지역에 작은 집을 추가로 구매하기를 원한다.  
 
그런데 9·13 대책으로 1주택 보유자의 주택담보대출이 까다로워지면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씨는 과연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을까.
 
많은 ‘맹모’들의 고민거리인 이 문제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드디어 명확한 답을 내놓았다. 하지만 낭보가 아니라 “사실상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비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1일 홈페이지에 ‘은행업감독규정 등 5개 금융업권 감독규정 일부개정규정안’(이하 개정안)을 공개했다. 다주택자와 1주택자의 추가 주택 구매용 주택담보대출 원칙적 금지를 골자로 하는 9·13 대책과 관련해 세부 사항들을 종합 정리한 문서다.
 
눈길을 끄는 건 역시 그동안 명쾌하게 못을 박지 않았던 1주택 보유자의 교육 목적 추가 주택 구매 시 대출 가능 여부에 대한 정리다.  
 
앞서 은행연합회는 지난달 19일 은행들에 배포한 자료에서 대학 진학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자녀가 교육환경이 좋은 곳에서 학교에 다니게 할 목적으로 주택을 추가 매수할 경우는 주담대도 받을 수 있고 기존 주택도 그대로 보유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다만 서울 강남권 등 우수 학군 고교 진학용 대출 가능 여부에 대해서는 “은행 여신심사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사안”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은 1주택 보유자에 대해 추가 주택 구매용 대출이 가능한 예외 경우들을 소개한 뒤 “다만 수도권에 주택을 보유한 세대가 다른 수도권 소재 신규 주택을 구매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대출을) 제한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 거주하는 1주택자가 자녀를 서울 강남 지역 고교에 보내기 위해 대치동 등의 주택을 매입하는 경우에는 대출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해졌다. 강남 뿐 아니라 수도권 내 규제지역인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주택 매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번 개정안에도 “은행 여신심사위 등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대출을) 허용한다”는 단서 조항은 포함됐다. 하지만 장애인 자녀가 서울에 있는 특수학교 등에 진학하게 되는 경우 등을 제외하면 대출 허용 건수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금융위는 14일까지 이번 개정안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청취한 뒤 시행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다만 이 규정이 수도권 규제지역 내 주택 신규 구매 시에만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자녀를 인천·부천 등 수도권 내 비규제지역이나 지방 명문고에 진학시키기 위해 해당 지역 주택을 신규 구매하는 수도권 1주택 보유자는 주담대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