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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에 이틀 쉬게 되면 장사 접을 판”

중앙일보 2018.10.04 00:02 경제 4면 지면보기
“골목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 같은 복합쇼핑몰 소상공인을 규제하는 게 말이 되나요. 우리도 똑같이 보호받아야 할 약자예요.”
 

국회, 복합쇼핑몰 의무휴업 추진에
입점 상인들 “사람 줄여야 하나”
“우리도 골목 자영업자처럼 약자”
강행 땐 매출 5%, 고용 4% 줄 듯

경기도 고양시 동산동에 있는 복합쇼핑몰 ‘고양 스타필드’에 입점한 상인 류미나씨는 중앙일보와의 3일 전화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류씨는 고양 스타필드에서 컴포트의류·속옷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월 2회 의무휴업으로 대표되는 복합쇼핑몰 영업규제 법안(유통산업발전법 통합개정안)이 논의되자 “복합쇼핑몰 입점 소상공인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복합쇼핑몰 규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다.
 
류씨는 “한 달에 이틀 쉬면 그에 따른 매출 손해액이 한달에만 약 200만~300만원에 달할 전망이다. 타격이 너무 크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압박도 커진 상황에서 영업 규제까지 받으면 감당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매장을 접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일자리 감소 우려도 나온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복합쇼핑몰의 영업을 규제하면 정부의 일자리 증대 노력에 반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류씨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홍서진씨(19)는 “의무 휴업제가 시행되면 사장님이 직원 수를 줄인다고 하신다. 여기에서 일하며 학자금을 대고 있는데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꼭 복합쇼핑몰의 영업을 규제해야 한다면 임차료 지원 등 입점 소상공인들의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대책이 함께 나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4일부터 21일까지 국내 주요 복합쇼핑몰 3사(잠실 롯데월드몰, 신세계 하남 스타필드,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입점 소상공인 300명(상시근로자 5명 미만·연평균 매출액 50억원 미만)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들의 평균 매출액은 평균 5.1%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응답자들은 평균적으로 고용을 4.0% 줄일 것으로 답변했다.
 
이러한 이유로 복합쇼핑몰 소상공인들 대부분은 복합쇼핑몰 규제 강화에 반대했다. 응답자의 81.7%가 반대 의견을 냈다. 나머지는 ‘잘 모르겠다’가 11.3%, 찬성이 7.0%였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상무는 “복합쇼핑몰 규제 논의 과정에서 입점 소상공인들이 소외되고 있다”며 “영업 규제가 이들의 매출과 고용에 상당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어 정치권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 사이에서도 복합쇼핑몰 규제를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회사원 김민지(30)씨는 “평소 무언가를 살 때뿐만 아니라 나들이를 갈 목적으로 복합쇼핑몰을 이용한다”며 “영업 규제가 적용되면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권을 빼앗기게 된다”고 밝혔다.
 
골목 소상공인을 보호한다는 선의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미 대형마트 등에 대한 영업일 규제가 시행되고 있는데, 주변 상권을 보호한다는 효과가 확실히 입증되지 않은 데다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분석도 나온다.
 
복합쇼핑몰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입법을 서두른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대규모 점포의 업태는 백화점·대형마트·복합쇼핑몰·쇼핑센터·전문점·그 밖의 대규모 점포 등 6가지로 구분되지만, 그 경계선이 불분명하다. 또 점포들이 스스로 업태를 정하기 때문에 혼란은 가중된다. 가령 스웨덴 가구 브랜드 이케아의 쇼핑몰은 전문점으로 등록돼 있는데, 이케아 쇼핑몰이 식음료·생필품 등 매장을 포함하기 때문에 복합쇼핑몰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규제를 하더라도 대규모 점포의 업태를 구분하는 기준을 명확히 세우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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