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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난 술 안하지만 캐버노의 '맥주 발언'에 놀랐다"

중앙일보 2018.10.02 07:31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고교 시절 성폭행 미수 의혹 탓에 발이 묶인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맥주 발언'을 언급했다.
 

캐버노 지명자에 대해 "완벽한 사람은 아니지만…"
FBI 조사 마치고 5일경 본회의 표결 강행키로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의 기자회견에서 캐버노 지명자에 대한 연방수사국(FBI) 조사와 관련한 질문이 쏟아지자 "난 그가 자신이 맥주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목소리 높여 말하는 걸 보고 놀랐다. 그는 완벽한 사람은 아니며 (술과 관련해) 약간의 어려움을 겪었다(And he's had a little bit of difficulty)"고 말했다.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 캐버노가 "고등학생 때부터 술을 마셨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정색을 하고 "맥주를 잘 마셨고 지금도 잘 마신다. 하지만 정신을 잃을 정도로 맥주를 마신 적은 없다"고 말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 [AP=연합뉴스]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 [AP=연합뉴스]

 
NBC방송 인기 코미디쇼 SNL은 캐버노의 당시 발언을 흉내내는 배우(맷 데이먼)을 등장시켜 "내가 대법원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라"고 맥주를 들고 호통치는 모습을 풍자하기도 했다.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 트럼프는 "고교 시절에 나는 술을 마시지 않으면서 많은 사람이 술을 마시는 것을 봤다. 그때 맥주를 마시고 미쳐간 것이 그들이 인생에서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느냐"고 되물으면서 "이런 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매우 불공평하다"라고 말했다.

 
고교 시절에 맥주를 많이 마셨다는 사실이 연방대법관으로서의 자격에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이에 앞서 크리스틴 포드 현 팰로앨토대 교수는 "고교 2학년 때인 1982년 한 모임에서 비틀거릴 정도로 취한 캐버노가 나를 성폭행하려했다"고 폭로했다. 예일대 재학 시절 캐버노가 술에 취해 자신에게 신체 부위를 노출했다는 여성의 주장도 나온 상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플랜B에 대해선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캐버노의 '낙마'에 대비한 또 다른 계획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후보자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상원 법사위에 출석, 성폭력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AP=연합뉴스]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후보자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상원 법사위에 출석, 성폭력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AP=연합뉴스]

 
캐버노 지명자 인준안은 지난 28일 상원 법사위를 통과했지만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자 본회의 최종 표결을 앞두고 1주일간 FBI 조사를 하게끔 한 상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FBI가 캐버노 지명자 조사를 포함한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하길 바란다"면서도 "(1주일로 정한 조사 기간을) 연장하며 길게 끄는 것은 그의 가족들에게 공정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또 캐버노 지명자에게 가해진 '트라우마'를 거론하며 "마녀사냥은 원치 않는다"고도 했다.

 
공화당 상원 원내사령탑인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 직후 "끝없는 지연과 방해의 시간은 끝났다"며 캐버노에 대한 본회의 표결을 이번주 중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캐버노에 대한 FBI 조사는 오는 5일 끝날 예정인 만큼 현재로선 5일 표결이 유력하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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