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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도 굶어죽는 해"···최악 식량난 덮친 北, 주민에 사형 협박도

중앙일보 2018.10.01 08:47
2018년 여름 폭염과 가뭄을 겪은 북한이 쌀 수확량 감소를 대비해 식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은 2003년 북한 농촌 모습. 한 북한 주민이 지게로 풀을 나르고 있다.[중앙포토]

2018년 여름 폭염과 가뭄을 겪은 북한이 쌀 수확량 감소를 대비해 식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은 2003년 북한 농촌 모습. 한 북한 주민이 지게로 풀을 나르고 있다.[중앙포토]

올해 여름 폭염과 가뭄을 겪은 북한이 식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은 쌀 수확량 감소를 대비해 군량미를 강제 징수하고, 식량 유통을 전면 금지하는 포고문까지 발표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올해 폭염과 가뭄으로 북한의 쌀 수확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협동농장 관리일꾼들과 농장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농장 측은 군량미 등 국가가 지정한 단위에 식량을 보내고 나면, 농장원들에게 분배할 쌀이 모자랄 것"이라며 "국가에 바쳐야 할 알곡 계획량도 보장하기 힘들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주민들이 개인적으로 산비탈에 지은 소토지 농장 역시 작황이 좋지 않아 예년 수확량의 절반도 거두기 힘들어졌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9월 초 수확 시기를 맞아 개인적인 알곡 유통을 전면 금지한다는 포고문까지 발표했다.  
 
인민보안성(경찰청) 명의로 발표된 이 포고문에는 농장 밭의 식량을 훔치거나 침해하는 경우 처벌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방송은 전했다.  
 
포고문에는 '사형'이란 단어까지 등장시키며 협동농장 등의 식량 단속을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지방에서는 작황 부진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월 초 황해남도 재령의 협동농장에서는 생산량의 40%를 군량미로 바치라는 당국의 지시에 불복한 협동농장 책임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북한 당국의 강제 징수에 주민들의 민심이 흉흉해져 주민들 사이에서는 '내년은 쥐도 굶어 죽는 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이시마루 지로(石丸次郞)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 대표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군대를 비롯해 평양시민, 기관 직원들과 대형 국영기업에서 아직도 배급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줄 식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내년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도 이달 초 발표한 북한 국가보고서에서 올해 폭염과 가뭄으로 북한의 쌀 수확량이 줄어 앞으로 식량난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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