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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이냐 지방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중앙일보 2018.10.01 07:01
[더,오래] 김국진의 튼튼마디 백세인생(32)
나이가 들수록 체지방 관리가 필요하다. 체지방을 줄이려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사진 pixabay]

나이가 들수록 체지방 관리가 필요하다. 체지방을 줄이려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사진 pixabay]

 
인체의 형태를 유지하고 효율적인 에너지 저장을 위해서 체지방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과도한 체지방은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하게 됩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체지방을 줄여야 한다는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들었을 겁니다. 그런데 체지방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체지방을 줄이기 위해서는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하는 ‘당질(糖質) 제한’이 유효하다는 주장과 지방을 적게 섭취하는 ‘지질(脂質) 제한’이 유효하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선 지 오래입니다. 소식(小食)하여 탄수화물과 지방 섭취를 모두 줄이면 좋겠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으니 문제지요.
 
최근 체지방을 줄이려면 당질 제한보다 지질 제한 쪽이 유효하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있어 잠깐 소개할까 합니다. 지난 8월 13일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 온라인판에 게재된 연구결과입니다. 이 연구를 위해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팀이 비만 성인 19명의 체중 감량을 추적했다고 합니다. 연구를 주도한 미국 국립 당뇨병·소화기병·신장병 연구소(NIDDKD)의 케빈 홀(Kevin Hall)연구원은 “이번 결과는 당질 제한을 지지하는 최근의 흐름에 일침을 가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당질을 제한하면 혈당과 인슐린값이 개선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당질 제한과 지질 제한에서 인슐린값 등의 지표에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지질을 제한했을 때가 당질을 제한했을 때보다 체지방의 감소 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주장합니다.
 
체지방 감소량은 당질 제한 음식을 섭취했을 때보다 지질 제한 음식을 섭취했을 때 감량 효과가 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감량 효과가 줄어들어 체중을 줄이려면 총 칼로리 섭취량을 제한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pixabay]

체지방 감소량은 당질 제한 음식을 섭취했을 때보다 지질 제한 음식을 섭취했을 때 감량 효과가 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감량 효과가 줄어들어 체중을 줄이려면 총 칼로리 섭취량을 제한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pixabay]

 
이번 실험에 참여한 사람은 평균 BMI(체질량지수)가 36으로 비만한 성인 19명 (그중 남성 10명: 미국에서는 BMI 30 이상을, 한국과 일본에서는 BMI 25 이상을 비만으로 정의함)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NIC 임상센터의 ‘메타볼릭 유니트’에 수 주간 입원하여 처음 2주 동안에는 당질 제한 음식을 먹었으며, 그 후 2주 동안에는 지질 제한 음식을 먹었습니다. 두 경우 모두 처음 5일 동안에는 탄수화물 50%, 지질 35%, 단백질 15%로 구성된 균형된 음식을 먹다가 이어지는 6일 동안에는 지질 또는 당질의 양을 각각 30% 줄였으며, 칼로리 섭취량도 30% 제한했습니다.
 
그 결과 하루 체지방 감소량은 당질 제한 군(群)에서는 53g인 반면, 지질 제한 군에서는 89g으로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체중 감량 효과는 1.8kg대 1.4kg으로 당질 제한군보다 지질 제한군이 컸지만, 이는 수분 소실량에 따른 차이였습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비만 치료는 당질을 제한하는 것보다 지질을 제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연구팀은 또 “지질 제한에 의한 감량 효과는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들었다. 체중을 줄이려면 어떤 칼로리를 섭취할 것인가 하는 것보다 총 칼로리 섭취량을 제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당질과 지질 중 어떤 것을 더 많이 제한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되 적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 [중앙포토]

당질과 지질 중 어떤 것을 더 많이 제한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되 적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 [중앙포토]

 
그렇습니다. 당질을 제한하든 지질을 제한하든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총칼로리 섭취량을 제한하는 것이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지름길입니다.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되 적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지요. 또한 ‘탄수화물은 건강의 적(敵)’이라는 잘못된 생각도 이번 기회에 꼭 바로잡아드리고 싶습니다.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줄이는 당질 제한식을 계속하면 몸의 노화를 촉진하여 건강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지방을 너무 적게 섭취해도 문제가 생깁니다. 지질(脂質) 속에는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는 필수지방산도 있기 때문에 몸의 구성하는 데 필요한 지질까지 제한하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지용성(脂溶性)비타민 흡수가 저하되는 등 폐해가 큽니다.
 
우리 한방에서도 비만은 들어오는 에너지가 소모되는 에너지보다 많아 지방이 체내에 축적되는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찾아오는 기초대사량 감소와 운동 부족 등이 지방 축적의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체질에 따른 비만 치료 처방은 많지만, 대표적인 처방으로 방풍통성산(防風通聖散)을 꼽을 수 있습니다. 방풍통성산은 방풍(防風), 마황(麻黃), 감초 등 18종류의 약재로 구성됩니다. 이 중 방풍은 백색지방세포의 지방분해 작용을 돕고 갈색지방세포의 지방연소 효과를 높여주는 약재로 널리 쓰입니다.
 
튼튼마디한의원 수원점 김종옥 원장
김종옥 원장.

김종옥 원장.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 병리학회 정회원
- 형상의학회 정회원
- 약침학회 정회원
 
글=김종옥 튼튼마디한의원 수원점 원장 dongifam@ttjoint.com
정리=김국진 중앙일보 ‘더, 오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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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진 김국진 소선재 대표 필진

[김국진의 튼튼마디 백세인생] 호모 센테나리안.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장수는 분명 축복이지만 건강 없이는 재앙이다. 강건한 마디(관절)와 음식물을 소화·배출하는 장기, 혈관 등 모든 기관과 정신이 건강해야만 행복한 노화를 맞이할 수 있다. 함께 공부하는 14명의 한의사와 함께 행노화(幸老化)의 방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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