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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기온 2도만 올라도 재앙 …도미노 현상에 온난화 증폭

중앙일보 2018.10.01 06:00
지난 8월 24일 독일 베를린 남쪽 클라우스도르프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 숲이 불타고 있다. [AP=연합]

지난 8월 24일 독일 베를린 남쪽 클라우스도르프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 숲이 불타고 있다. [AP=연합]

지구가 뒤죽박죽돼 가고 있다.
북극지방에서는 전에는 볼 수 없던 키 큰 식물이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다. 남극 대륙에서는 녹색 이끼가 검붉은 색으로 변한다. 태평양의 산호초, 한반도 한라산·지리산의 구상나무도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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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영국 에든버러대 등 국제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은 논문을 통해 아이슬란드나 스웨덴 등 북극 툰드라지방에서도 이제는 키 큰 식물이 쉽게 관찰된다고 보고했다. 대표적인 게 볏과 다년생 풀인 향기풀(Vernal stweetgrass)이다. 
지구온난화로 북극 툰드라지방에서는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키 큰 식물이 퍼져나가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 툰드라지방에서는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키 큰 식물이 퍼져나가고 있다.

생태계가 바뀌는 것도 문제이지만 키 큰 식물이 늘어나면 땅속 온실가스가 배출돼 지구온난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연구팀은 "다년생 식물이 자라면 쌓인 눈이 잘 녹지 않게 되고, 눈은 단열재 역할을 하기 때문에 땅이 어는 것을 막는다"며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땅속에 저장된 메탄 같은 온실가스가 대량으로 배출된다"고 말했다.
북극지방 영구 동토층에는 전 세계 땅속 탄소의 30~50%가 저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3배나 더 강력한 온실가스다.
북미 최고봉 맥킨리봉(6194m)을 품은 알래스카 디날리 국립공원. 초록 융단을 덮어쓴 툰드라 대지에도 키 큰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중앙포토]

북미 최고봉 맥킨리봉(6194m)을 품은 알래스카 디날리 국립공원. 초록 융단을 덮어쓴 툰드라 대지에도 키 큰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중앙포토]

호주 울런공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동쪽 남극대륙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녹색 이끼층이 검붉은 색으로 변했다. 이끼가 환경 변화로 스트레스를 받아 말라죽고 있다는 신호다.

 
도미노 현상으로 악화되는 기후변화
지난 8월 폭염 때 영국 런던 테임즈강 인근의 분수대에서 어린이들이 물을 맞으며 더위를 피하고 있다. [EPA=연합]

지난 8월 폭염 때 영국 런던 테임즈강 인근의 분수대에서 어린이들이 물을 맞으며 더위를 피하고 있다. [EPA=연합]

기후학자들은 지구 기온 상승이 '도미노 현상'처럼 또 다른 문제를 계속해서 일으키고, 이로 인해 온난화가 '양의 되먹임(positive feedback)'을 통해 증폭된다고 설명한다. '양의 되먹임'은 작은 변화의 결과가 다시 원인을 키워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말한다.

 
지금처럼 기온 상승이 계속될 경우 기후변화는 걷잡을 수 없는 양상으로 바뀌고, 지구는 '온실(greenhouse)'을 지나 '찜통(hothouse)'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여름 한반도를 비롯해 북반구 곳곳에서는 극심한 폭염이 이어졌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산불도 심각했다.
지구가 찜통으로 변할 조짐이 벌써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지구 평균 기온은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1도 상승했고, 최근에는 10년마다 0.17도씩 상승하는 추세다.
이렇게 되면 오는 2040년이면 지구 기온이 산업혁명 전보다 1.5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 전문가들은 지구 기온이 2도 이상 상승할 경우 '도미노 현상'과 '양의 피드백' 상황에 돌입하고, 온난화는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온난화가 갈수록 가파르게 진행된다면 2100년에는 4~5도까지도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어떻게 해서든지 1.5도 이내로 묶어야 하고, 당장 필요한 조치를 행동에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IPCC 총회 개막 1일 인천에서 개막
이회성 IPCC 의장이 지난달 10일 기상청에서 열린 제48차 IPCC 총회 관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회성 IPCC 의장이 지난달 10일 기상청에서 열린 제48차 IPCC 총회 관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부터 5일까지 인천 송도에 전 세계 기후변화 전문가들 모여 회의를 여는 것도 1.5도로 묶기 위해서다.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리는 회의의 명칭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제48차 총회다.
195개국이 참여하는 IPCC는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1988년 공동 설립한 국제기구다.
IPCC는 기후변화의 원인과 대응 방안 등을 과학적으로 검토해서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지금까지 모두 5차례 보고서를 작성했다.
 
회원국과 국제기구 관계자, 전문가 등 500여 명이 참석하는 이번 회의에서는 온난화로 인한 지구 기온 상승을 1.5도로 묶을 방안 담긴 특별 보고서, 즉 '지구온난화 1.5℃' 보고서를 최종 승인하게 된다.
 
1일 개막식에는 한국 출신인 이회성 IPCC 의장과 모로코 출신인 압달라 목씻 IPCC 사무총장, 김은경 환경부 장관, 김종석 기상청장, 공동주관을 맡은 인천시의 박남춘 시장 등이 참석한다.

개막식 이후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며 회원국의 합의 절차를 거쳐 오는 8일 특별보고서를 20쪽 정도로 줄인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본'이 발표된다.
1000쪽 분량의 전체 보고서는 마지막 수정을 거쳐 10월 하순에 발표할 예정이다.
 
'1.5도 억제' 특별보고서 승인 예정 
 2010년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 IPCC ) 제32차 총회 장면. [중앙포토]

2010년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 IPCC ) 제32차 총회 장면. [중앙포토]

특별보고서는 지난 2015년 파리기후협정이 채택될 당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작성을 요청한 보고서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기 위한 방안을 IPCC가 강구해달라는 것이다.

파리기후협정에서 각국은 지구 기온상승을 산업혁명 대비해서 2도 이하로 묶는 것은 물론,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IPCC에서는 그동안 1.5도 상승 억제를 달성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어떻게, 얼마나 빨리 줄여나가야 할 것인지, 2도 상승했을 때와 1.5도 상승했을 때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을 분석했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이번 특별보고서에는 기온 상승이 2도 이상이 되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기온 상승을 1.5도로 묶으려면 우리의 생활양식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등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특별보고서는 오는 12월 2~14일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릴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에서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강화하자는 논의를 진행할 때 근거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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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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