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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30년친구 주중 美대사, 직접 中정부 비판 왜

중앙일보 2018.10.01 01:00

중국 때리기 직접 나선 주중 美대사 “언론자유 없는 중국이 美 언론자유 악용”
 

中관영매체 광고 실은 일간지에 반박 칼럼
美 선거 개입논란 넘어 언론자유 논란 비화

아이오와 전 주지사 출신의 테리 브랜스테드 주중 미국대사가 지난 2017년 7월 베이징에서 열린 무역관련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디모인레지스터]

아이오와 전 주지사 출신의 테리 브랜스테드 주중 미국대사가 지난 2017년 7월 베이징에서 열린 무역관련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디모인레지스터]

 주중 미국 대사가 미국 중간선거 개입 논란을 부른 중국 관영 매체의 광고에 “중국 정부가 미국의 소중한 언론 자유를 이용해 선전을 퍼뜨렸다”는 반박 칼럼을 게재했다. 미·중 무역 전쟁이 내정 간섭인 선거개입 논란을 넘어 언론 자유를 둘러싼 체제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주중 미국 대사가 직접 대중 비판에 나선 자체가 미·중 갈등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베이징 미국 대사관 공보실은 30일 아이오와주 주지사 출신으로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30년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로 불리는 테리브랜스테드(72) 미국 대사가 아이오와주 최대 일간지 디모인레지스터에 실은 반박 칼럼을 외신기자에게 공개했다. 중국 국무원(정부) 직속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가 지난 23일(현지시간) 같은 신문 4개 면에 걸쳐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기사형 광고를 게재한 데 대한 반박이다.
아이오와주 최대 일간지 디모인 레지스터에 실린 테리 브랜스테드 주중 미국대사의 반박 칼럼. [디모인 레지스터 캡처]

아이오와주 최대 일간지 디모인 레지스터에 실린 테리 브랜스테드 주중 미국대사의 반박 칼럼. [디모인 레지스터 캡처]

브랜스테드 대사는 “베이징 거리의 뉴스가판대에는 제한된 반박 목소리만 들릴 뿐 중국의 어려운 경제 실정을 반영한 중국인의 절박한 의견은 공산당이 장악한 매체에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유 무역, 언론의 자유, 사상의 자유로운 교환을 보장하는 나라에 속한 자신에게 굉장한 자부심을 갖게 한다”고 했다.  
브랜스테드 대사는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당시 약속했던 경제 개방 조치를 촉구했다. 그는 “중국은 열린, 시장 중심 원칙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최근 베이징은 시장 개혁을 늦추거나 되돌리면서 국가의 개입 역할을 강화했다”고 공격했다. 이런 조치는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에도 해를 끼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최근 국가가 전면에 나서고 민영 기업이 후퇴하는 국진민퇴(國進民退) 현상에 대한 비판이다.
중국 정부의 ‘중국제조 2025’ 정책도 비난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의 기술과 지식재산권을 훔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은 십여년 동안 중국과 협력적이고 건설적 태도로 협상을 시도했지만, 연구와 분석 끝에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강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최근 관세 부과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또 미국의 행동은 중국의 경제 성장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중국 정부가 시장 중심의 개혁으로 보다 공정한 무역, 보다 자유로운 시장으로 이끌어 모두가 부유해지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랜스테드 대사는 끝으로 “미국은 경솔하게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며 “전 세계는 자유무역으로 혜택을 받을 것이며 미국과 중국이 모두 공정하고 상호적이며 균형 잡힌 무역을 할 때 번영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7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법에 따르면, 외국 매체는 미국 매체와 각종 형식의 협력을 진행할 수 있다”며 “정상적인 협력을 가리켜 중국 정부가 미국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고 말하는 것은 완전한 억지이자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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