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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수가 도움왕? 32세 이용의 도전

중앙일보 2018.10.01 00:03 경제 7면 지면보기
2년간 세 차례나 탈장 수술을 한 뒤에도 K리그 도움왕에 도전하고 있는 전북 수비수 이용. [김경록 기자]

2년간 세 차례나 탈장 수술을 한 뒤에도 K리그 도움왕에 도전하고 있는 전북 수비수 이용. [김경록 기자]

 
프로축구 전북 현대 수비수 이용(32)이 K리그 ‘도움왕’에 도전하고 있다.

도움 8개, 전북 선두질주 이끌어
최근 2년간 탈장 수술만 세 차례

 
전북은 지난 29일 강원과의 K리그1 경기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전북은 승점73(24승4무4패)를 기록, 남은 7경기에서 2승만 보태면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 짓는다.
 
오른쪽 수비수 이용이 공격에 가담해 택배처럼 정확한 크로스를 올리면 공격수들이 마무리하는 게 전북의 주공격 루트다. 보통 미드필더들이 어시스트 왕을 다투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용은 예외다. 수비수인데도 올 시즌 도움 8개를 기록 중이다. 대구의 세징야(9개)에 이어 어시스트 부문 2위다.
 
공수에 걸친 활약 덕분에 이용은 팀 동료인 중앙 수비수 김민재, 경남 공격수 말컹(브라질)과 함께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용은 “크로스를 올려 동료들의 골을 도우면 짜릿한 기분이 든다. 팀이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용은 지난해 지푸라기라고 잡는 심정으로 에이전트 최동현씨와 함께 독일로 건너가 재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가운데는 독일에서 힘이 되어준 구자철. [사진 이용]

이용은 지난해 지푸라기라고 잡는 심정으로 에이전트 최동현씨와 함께 독일로 건너가 재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가운데는 독일에서 힘이 되어준 구자철. [사진 이용]

 
이용은 지난해까지 진지하게 은퇴를 고민했었다. 2016년 11월 처음으로 수술대에 오른 데 이어 2017년 9월, 11월까지 무려 세 차례나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용이 처음으로 배에 통증을 느낀 건 지난 2016년 초였다. 국내 병원에선 원인을 발견하지 못했다. 일본에서 탈장 진단을 받은 이용은 뱃속에 패드를 4개 대는 수술을 받았다. 통증이 재발해 독일에서 재수술을 받았지만 아픔은 계속됐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난해 다시 독일에 건너가 세 번째 수술을 받았다.
 
이용은 “독일 의료진은 ‘운동선수의 탈장 증세는 일반인과는 다르다’고 하더라. 그래서 세 번째 수술을 마친 뒤에야 통증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독일 의사는 이용의 증세가 워낙 특이한 경우라며 수술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용은 다시 축구를 하게 만들어 준 독일에 비수를 꽂았다. 지난 6월 러시아 월드컵 독일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2-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용은 볼을 사타구니 급소 부근에 맞아 쓰러졌지만, 다시 일어나 그라운드를 누볐다.
 
지난달 7일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 수비하는 이용. 양광삼 기자

지난달 7일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 수비하는 이용. 양광삼 기자

최근 미스코리아 출신 여성과 열애설이 터져나오기도 했지만, 이용은 축구에만 집중하려 노력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10월 두 차례 평가전(12일 우루과이, 16일 파나마)을 앞두고 1일 축구대표팀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용은 또다시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발탁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은 “월드컵에는 벌써 두 차례 출전했지만, 아시안컵에는 나간 적이 없다.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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