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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따라 오르는 대출 금리 … 집값 주춤할까

중앙일보 2018.10.01 00:02 경제 1면 지면보기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지난해 11월부터 1년 가까이 연 1.5%로 묶여 있지만 시장 금리는 이미 미국 금리 인상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 2.005%로 마감했다. 19일까지 1.9%대를 유지했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0일 2%를 넘어섰다. 국고채 5년물 금리도 지난달 28일 연 2.175%를 기록했다. 미국 정책금리 조정 시기와 맞물려 상승 흐름을 다시 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앞서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정책금리를 연 2.0~2.25%로 0.25%포인트 올렸다. 한은 기준금리와 격차가 0.75%포인트로 벌어졌다.
 

묶인 기준금리, 오르는 시장금리
주담대 0.1%P 올라 최고 4% 중반
미 금리 인상 따라 5% 넘을 전망

DSR까지 강화, 부동산 자금 차단
4분기 입주물량 수도권만 6만 가구

가을 이사철을 맞았지만 부동산 시장은 ‘눈치 보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잇따른 부동산 대책에 대출 금리까지 오르면서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한 아파트 상가 안 부동산 중개업소 시세판. [연합뉴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가을 이사철을 맞았지만 부동산 시장은 ‘눈치 보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잇따른 부동산 대책에 대출 금리까지 오르면서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한 아파트 상가 안 부동산 중개업소 시세판. [연합뉴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시중금리 변화는 바로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반영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4% 중반(상단 기준)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KB국민은행은 1일 혼합형(일정 기간 고정 금리였다가 변동 금리로 전환) 주택담보대출 가이드 금리 구간을  연 3.47~4.67%로 조정한다. 지난달 10~26일 3.36~4.56%를 유지했다가 1일을 기점으로 0.11%포인트 올려 잡았다. 신한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연 3.33~4.44%에서 1일 3.44~4.55%로 0.11%포인트 상향 조정된다. 미국 Fed는 앞으로도 정책금리를 계속 올릴 예정이다.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 연 5% 돌파는 시간 문제다.
 
지난달 정부의 잇따른 금융·세제 강화 등으로 상승세가 꺾인 주택시장에 악재가 잇따라 겹치고 있다. 정부 대책과 맞물려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금리 인상이 주택 보유자를 압박한다면 이번달부터 본격적으로 강화돼 시행되는 대출 한도 규제는 부동산 시장으로 흐르는 ‘돈줄’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은행권은 현재 시범 운용 중인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을 이달 중순부터 관리지표로 도입해 적용한다. DSR은 연 소득에서 개인이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모든 종류의 대출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은행권은 돈을 빌려줄 때 DSR이 지나치게 높으면 대출을 거절하거나 일부만 승인하게 된다. ‘위험대출’로 분류되는 고 DSR 기준을 100%에서 70~80% 수준으로 낮출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고 DSR 기준이 80%라면 연봉 5000만원인 직장인의 연간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4000만원으로 제한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시중금리가 오르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주택 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가구의 연평균 이자 부담액이 402만5000원에서 496만6000원으로 94만1000원(23.4%) 느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남수 신한은행 도곡PWM센터 PB팀장은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를 경우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산 사람들이 매물을 쏟아내 집값이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주택시장에서 소화해야 할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증한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4분기(10~12월) 수도권에 입주 예정인 아파트가 6만5000여 가구로, 전 분기보다 30% 이상 많다. 서울 입주 물량은 2만 가구로 올해 연간 예정치의 50%가 넘는다. 내년엔 4만 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오는 12월 송파 헬리오시티(9510가구)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서울에서만 5만 가구 정도 입주한다”며 “매매와 전세 시장 모두 수급 안정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당분간 수도권 주택시장은 크게 오르거나 내리지 않는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지다가 금리·대출 등 변수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현숙·황의영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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