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라 천년의 숨결] 1000마리 두루미 군무···하늘하늘 갈대 춤추는 ‘순천만정원’

중앙일보 2018.10.01 00:02 부동산 및 광고특집 4면 지면보기
국내 최초의 정원박람회장이자 제1호 국가정원인 전남 순천만국가정원 전경. 생태계의 보고인 순천만을 보호하기 위해 축구장(7140㎡) 155개 면적을 꽃과 나무로 꾸민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정원이다. 프리랜서 장정필

국내 최초의 정원박람회장이자 제1호 국가정원인 전남 순천만국가정원 전경. 생태계의 보고인 순천만을 보호하기 위해 축구장(7140㎡) 155개 면적을 꽃과 나무로 꾸민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정원이다. 프리랜서 장정필

순천만(順天灣)과 낙안읍성으로 유명한 전남 순천은 ‘천학(千鶴)의 도시’다. 생태계의 보고(寶庫)인 순천만을 중심으로 매년 1000마리가 넘는 두루미가 찾아와 군무를 펼친다.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은 22.4㎢의 갯벌과 5.6㎢의 갈대 군락지에 220여 종의 조류와 120종의 식물이 함께 살아간다. 수많은 철새와 갯벌을 오가는 짱뚱어·게 등이 공존하는 모습을 통해 생태의 신비로움을 체험할 수 있다.
 

‘천학(千鶴)의 도시’ 순천만
28일까지 ‘가을정원갈대축제’ 열려
7080디스코파티, 콘서트 등 펼쳐져

순천만이 ‘천학의 고장’이 된 것은 온화한 날씨와 천혜의 서식 환경이 맞물린 결과다. 흑두루미들이 잠을 청하는 순천만 동쪽 해룡면 갯벌은 웬만한 추위에도 얼지 않는다. 들녘 곳곳에 흩어져 있는 곡식이나 갯지렁이 등 먹이도 풍부하다. 순천만의 두루미는 매년 10월 하순 찾아와 이듬해 3월 중순 시베리아 등지로 떠난다. 천연기념물 228호인 흑두루미는 행운과 다산(多産)을 상징하는 길조다.
 
순천만의 자연이 훼손되지 않은 데는 비결이 있다. 순천만의 ‘호위무사’ 격인 순천만정원이 있어서다. 순천시 풍덕동 순천만정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인공 정원이다. 111만2000㎡의 면적에 나무 83만7000그루와 꽃 413만 송이의 꽃이 심겨 있다. 축구장(7140㎡) 155개 면적인 이곳에선 2013년 4월 국내 첫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려 국내외에서 440만여 명이 다녀갔다.
 
천연기념물 228호인 흑두루미가 세계 5대 연안습 지인 순천만에서 겨울을 나는 모습. [중앙포토]

천연기념물 228호인 흑두루미가 세계 5대 연안습 지인 순천만에서 겨울을 나는 모습. [중앙포토]

애초 순천만정원은 5㎞가량 떨어진 순천만을 보존하기 위해 조성됐다. 2006년 국내 최초로 람사르협약에 가입한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을 지키기 위해 도심 외곽을 꽃과 나무로 차단했다.
 
순천만정원은 2015년 9월 국내 최초로 ‘국가정원’이 되면서 가치를 공인받았다. 국립공원처럼 국가가 관리하는 자연유산에 정원이 포함된 것은 순천만정원이 처음이다. 도심 팽창을 막아 생태의 보고를 지키겠다는 노력이 국내 자연생태의 역사를 바꿔놓은 것이다. 국가가 공인한 첫 정원이라는 점에서 자연·생태체험 학습장으로의 가치도 크게 높아졌다. 순천만과 순천만정원을 찾는 관광객은 한 해 600만 명에 달한다.
 
◆‘가을정원갈대축제’ 개막=순천만정원과 순천만에서는 가을철 대표 축제인 ‘가을 정원 갈대축제’가 열리고 있다. 4계절 내내 테마형 축제가 열리는 순천만에서도 가장 역사가 오랜 이벤트다. 오는 28일까지 열리는 축제는 메인공연과 연계행사, 정원 연출로 꾸며진다.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에서 열리는 갈대축제. [중앙포토]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에서 열리는 갈대축제. [중앙포토]

메인공연은 순천만정원 내 동문과 중국정원 사이에서 진행되는 ‘레트로&디스코 퍼레이드’다. 7080시대 디스코장이나 롤러스케이트장에서 흘러나오던 음악을 배경으로 흥겨운 퍼레이드와 댄스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공연은 주중 오후 2시, 4시에 열리며, 휴일(토·일·공휴일)에는 오전 11시 공연이 추가된다. 공포체험인 ‘귀신과 함께’, ‘fall in(폴 인) 감성’ 콘서트, ‘라이튼 가든’ 등도 축제 분위기를 띄운다. 한국정원에서 토·일·공휴일 진행되는 ‘귀신과 함께’는 일명 ‘지옥열차’로 불리는 관람차가 운영된다.
 
‘fall in 감성’은 동천갯벌공연장에서 10월에만 두 차례 펼쳐진다. 6일 김소연· 손준호가 출연하는 뮤지컬 갈라쇼에 이어 27일에는 ‘7080주크박스’ 무대가 열린다. 동문과 서문 일대에서 매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진행되는 ‘라이튼 가든’은 가을 정원을 배경으로 형형색색의 현란한 조명을 밝힌다. 
 
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