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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재의 밀담] 미군만 연출할 수 있는 장면들, 이러고도 군용기 1300대 늘린다
이철재 기자 사진
이철재 중앙일보 국방부 출입기자 seajay@joongang.co.kr

미군만 연출할 수 있는 장면들, 이러고도 군용기 1300대 늘린다

중앙일보 2018.09.29 14:00
386과 355.
 
미군이 냉전 이후 가장 큰 전력증강을 하겠다며 공개한 수치다
 
 
헤더 윌슨 미국 공군부 장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 공군협회 기조연설에서 미 공군전력을 현재보다 25%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윌슨 장관은 “미 공군은 국가가 요구하는 일을 하기에는 너무 규모가 작다”면서 “현재 312개 비행대대를 2030년까지 386개 비행대대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해군과 공군, 해병대가 공동으로 참가한 '밸리언트 실드 2018' 훈련에서 미 공군의 B-52 폭격기와 미 해군의 항모 로널드 레이건함이 위용을 자랑하고 잇다. 이처럼 항모와 전략폭격기를 한 앵글에 담을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미국, 러시아, 중국 정도만 가능하다. [사진 미 국방부]

미 해군과 공군, 해병대가 공동으로 참가한 '밸리언트 실드 2018' 훈련에서 미 공군의 B-52 폭격기와 미 해군의 항모 로널드 레이건함이 위용을 자랑하고 잇다. 이처럼 항모와 전략폭격기를 한 앵글에 담을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미국, 러시아, 중국 정도만 가능하다. [사진 미 국방부]

 
냉전 당시 미 공군은 모두 401개 비행대대를 운영했다. 1개 비행대대는 18대에서 24대의 군용기로 구성된다. 18대로 계산하더라도 74개 대대 증강은 1332대의 군용기를 더 보유해야 한다는 얘기다. 미 공군의 전력증강이 완성되면 냉전 이후 최대 규모다.

 
미 공군은 병력도 현재 68만명에서 최소 4만명을 더 확총해야 한다고 예상했다. 또 전력증강에서 전투기ㆍ폭격기보다 급유기ㆍ정찰기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군사 전문가들은 공군의 전력증강에 매년 300억 달러(약 33조 3487억원)의 예산이 드는 것으로 분석했다. 2017년 한국의 국방예산이 40조원가량이었다. 미국은 공군 전력증강에 한국 국방예산의 약 82.5%를 쓰는 셈이다.
 

해군은 일찌감치 전력증강 출사표를 낸 상태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유세 기간 동안 해군의 대대적인 전력증강을 약속했다. 그리고 올해 초 미 해군은 2030년 보유 함정을 현재의 274척에서 355척으로 확장하겠다고 발표했다.
 

미 공군의 스텔스 전투기 F-22(위의 두 기체)와 F-35(아래의 두 기체) 편대가 훈련을 하고 있다. F-35는 미국의 동맹국에도 수출이 되지만, F-22는 미 공군만 갖고 있다. [사진 미 공군]

미 공군의 스텔스 전투기 F-22(위의 두 기체)와 F-35(아래의 두 기체) 편대가 훈련을 하고 있다. F-35는 미국의 동맹국에도 수출이 되지만, F-22는 미 공군만 갖고 있다. [사진 미 공군]

 
당초 미 해군의 계획은 308척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한술 더 떠 “핵추진 항공모함을 현재 10척에서 2척을 더하겠다”고 장담했다. 현재 미국의 항모는 11척이니 1척이 더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핵추진 공격잠수함도 48척에서 66척으로 증강할 것으로 보인다.
 
냉전이 끝난 뒤 미군은 몸집을 확 줄였다. 그렇다고 현재의 미군 전력이 만만한 수준은 아니다.

 
해군을 보자. 러시아가 1척을 보유하고 있고, 중국이 막 2척째를 진수한 항공모함은 11척을 갖고 있다. 다른 나라 같으면 항모로 굴리는 강습상륙함이 9척이다. 순양함과 구축함은 88척인데, 다 이지스함이다. 미국 다음으로 이지스함이 많은 나라가 일본인데, 그 숫자가 현재 6척이다. 잠수함은 71척으로 모두 핵추진 잠수함이다.  
 
 
 
군함뿐만 아니다. 전투기ㆍ전자전기ㆍ초계기ㆍ조기경보기 등 각종 군용기가 1130대다. 이러니 전 세계 공군 순위를 매길 때 ‘1위가 미 공군, 2위는 미 해군’이란 소리가 나온다. 미 해군의 사촌지간인 해병대만 하더라도 군용기가 1304대다. 
 
공군은 어떤가. F-22(195대)와 F-35A(187대) 등 스텔스 전투기를 포함한 각종 전투기가 1854대다. 지상의 육군을 지원하는 공격기가 322대다. 폭격기는 155대, 수송기는 716대, 공중급유기 455기대, 조기경보기 51대, 전자전기 22대 등이다. 각종 훈련기ㆍ지원기 등을 합하면 5047대다.
 

여기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406기, 인공위성 170기를 더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한반도 인근 해역에서 미 해군의 항모인 로널드 레이건함(왼쪽부터), 시어도어 루스벨트함, 니미츠함이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항모 3척을 동시에 동원할 수 있는 해군은 미 해군이 유일하다. [사진 미 해군]

지난해 11월 한반도 인근 해역에서 미 해군의 항모인 로널드 레이건함(왼쪽부터), 시어도어 루스벨트함, 니미츠함이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항모 3척을 동시에 동원할 수 있는 해군은 미 해군이 유일하다. [사진 미 해군]

 
지구를 몇번이나 멸망시킬 수 있는 전력인데도 미국은 왜 모자란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윌슨 장관은 “단순히 전력을 증강하는 게 아니라 싸우는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면서 “테러리즘 이외 국가 간 경쟁이 미국 안보가 당면한 주요 위협”이라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미 공군의 전략적 경쟁자”라고 꼽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성가신 상대는 중국”이라고 덧붙였다.
  
김진형 전 합참 전력부장은 “미 해군은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우위를 굳히려고 한다”며 “그러려면 해ㆍ공군의 전력증강이 시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군사 전문 매체인 IHS 제인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상업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중국 해군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수상전투함보다 더 많은 척수를 ‘조용히’ 진수 또는 취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중국 언론과 소셜미디어(SNS)에서도 중국 해군의 신형 함정에 관련한 정보가 사라졌다고도 덧붙였다.

 
중국 공군은 올해 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을 5차례나 무단진입했다. 중국 군사 전문가인 김태호 한림국제대학원대학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국 공군이 동북아시아 지역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참, 미 육군도 가만있지 않고 있다. 물론 미 해군과 공군의 계획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나름 내실있게 전력을 충실히 챙기려고 한다.
 
미 해군의 최신예 스텔스 구축함인 줌월트함이 항해를 하고 있다. 겉모습이 SF 영화에서나 나올 법하다. 현재 미 해군만이 보유하고 있다. [사진 미 해군]

미 해군의 최신예 스텔스 구축함인 줌월트함이 항해를 하고 있다. 겉모습이 SF 영화에서나 나올 법하다. 현재 미 해군만이 보유하고 있다. [사진 미 해군]

 
스트라이커 장갑차 위주로 편성한 1개 여단(SBCT)을 M1 에이브럼스 탱크와 M2 브래들리 보병전투차량으로 꾸려진 기갑부대(ABCT)로, 보병 위주의 여단을 스트라이커 여단(SBCT)으로 각각 재편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에서 테러리스트와 싸우려고 가벼운 군대로 변신한 미 육군이 다시 중국과 러시아와 맞서려고 무거운 군대로 돌아가려는 것이다.
 
당초 미 육군은 1개 여단의 기갑장비를 캠프 캐롤(경북 왜관)에 전시를 대비해 보관하고 있던 사전배치물자(APS)에서 충당하려고 했다. 그러나 지난해 북핵 위기 때문에 없던 일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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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은 재래식 전력 말고도 핵전력을 강화하려고도 한다. 올 2월 핵태세검토보고서(NPR)를 통해 저위력 핵폭탄 개발과 기존 핵탄두 현대화를 발표했다. 세상은 다시 냉전으로 돌아가려는 것인가.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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