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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어떻게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하게 됐나

중앙일보 2018.09.29 10:21
하위권에서 맴돌던 한화 이글스가 11년 만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한화 이글스가 11년 만에 가을야구(포스트시즌)진출에 성공했다. 한화는 28일 두산 베어스와 10회말 연장까지 가는 접점끝에 5-4로 승리하며 남은 8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5위 자리를 확보했다. 한화 정근우가 10회말 끝내기 안타친 뒤 동료선수들과 하이파이브하며 기뻐하고 있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한화 이글스가 11년 만에 가을야구(포스트시즌)진출에 성공했다. 한화는 28일 두산 베어스와 10회말 연장까지 가는 접점끝에 5-4로 승리하며 남은 8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5위 자리를 확보했다. 한화 정근우가 10회말 끝내기 안타친 뒤 동료선수들과 하이파이브하며 기뻐하고 있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한화는 2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5-4로 승리하며 남은 8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포스트시즌 커트라인인 5위 자리를 확보했다. 136경기를 치른 한화는 남은 8경기에 모두 지면 승률은 0.5139(74승 70패)가 된다. 한화의 포스트진출 확정을 따져보기 위해 5위 아래에 있는 팀들과 잔여 경기 결과를 봐야하는데, 특히 잔여 경기가 많은 롯데의 결과가 중요했다. 
 
롯데가 잔여 14경기에서 모두 승리한다면 승률 0.5141(73승 2무 69패)로 한화를 앞선다. 그러나 롯데가 전승을 하면 KIA는 최소 4패를 한다. KIA-롯데전은 4경기나 남아있기 때문이다. KIA가 남은 13경기에서 9승 4패를 하면 KIA의 승률은 0.507(73승 71패)로 한화에 밀린다. 즉, 한화는 어떤 경우라도 롯데나 KIA 중 한 팀에는 앞서 5위에 오르게 된다. 
 
한화는 2007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뒤, 2008∼2017년까지 10년 동안 가을야구를 치르지 못했다. 2009∼2014년, 6시즌 사이에 5차례나 최하위로 떨어졌다. 올해도 개막 전까지 한화는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개막 후에는 반전이 일어났다. 한화는 지난 5월 2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고, 꾸준한 성적으로 포스트시즌 티켓을 따냈다. 한화는 남은 8경기에서 4승을 거두면 자력으로 3위 자리를 확보한다. 한화는 어떻게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할 수 있게 됐을까. 
 
한화 레전드 3명이 만든 반전 마법
 
한화 한용덕 감독,장종훈 코치, 송진우 코치(오른쪽부터)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있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한화 한용덕 감독,장종훈 코치, 송진우 코치(오른쪽부터)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있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한화는 그동안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김응용·김성근 감독까지 영입해 체질 개선을 시도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한화가 내린 결론은 ‘올드보이의 귀환’이었다. 한화에서만 17년을 뛰며 통산 120승을 거뒀던 한용덕(53) 두산 수석코치가 감독으로 부임했다. 
 
한 감독은 선수들에게 '긍정의 힘'을 불어넣어줬다. 한 감독은 시즌 초반 부진했던 외국인 투수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이슨 휠러(28)는 시즌 도중 결국 교체됐지만, 키버스 샘슨(27)은 에이스로 우뚝 섰다. 샘슨은 13승을 올리며 한화에서 유일한 10승 투수가 됐다. 한 감독은 타자들에게도 믿고 맡겼다.
 
또다른 한화 레전드 장종훈(50) 타격코치와 송진우(52) 투수코치도 한 감독의 뜻을 따라 선수들을 독려했다. 두 코치는 선수들의 목소리를 한 감독에게 전하고, 한 감독의 뜻을 선수들에게 전달하면서 선수단의 돈독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도록 도왔다. 
 
'저평가 우량주' 4번 타자 호잉
호잉이 두산전에서 9회 말 2사 6-7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극적인 동점홈런을 날린 뒤 기뻐하고 있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호잉이 두산전에서 9회 말 2사 6-7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극적인 동점홈런을 날린 뒤 기뻐하고 있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뚜껑을 열고보니 저평가 우량주였다. 제라드 호잉(29·한화)은 올 시즌을 함께 시작했던 외국인 타자 10명 중 연봉이 9위였다. 좌타자 호잉은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긴 하지만 주로 대수비, 대타요원이라 기대치가 크지 않았다. 연봉과 계약금을 합친 몸값도 70만 달러(약 7억5000만원)로, 60만 달러의 마이클 초이스(전 넥센)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지난해 맹활약한 뒤 일본으로 떠난 윌린 로사리오(한신)에 비하면 존재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었다. 
 
사상 최악의 폭염이 계속된 지난 8월 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KT 경기를 찾은 한화 광팬들이 가마솥더위도 잊은채 열띤응원을 펼치고 있다.대전=프리랜서 김성태

사상 최악의 폭염이 계속된 지난 8월 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KT 경기를 찾은 한화 광팬들이 가마솥더위도 잊은채 열띤응원을 펼치고 있다.대전=프리랜서 김성태

그랬던 호잉이 공·수·주에서 폭발적인 모습을 보였다. 몸값 대비 효율은 외국인 타자 중 으뜸이었다. 그는 28일까지 타율 0.315, 30홈런, 108타점, 23도루를 성공했다. 강한 어깨와 넓은 수비 폭으로 한화 외야 수비를 강하게 만들었다. 한화 팬들은 '호잉의 여권을 불태워야 한다' '호잉과 내년 계약을 빨리 하라'는 등 그에게 두터운 신뢰를 보내고 있다.  
 
막강한 불펜진…불펜 평균자책점 1위
 
역투하고 있는 송은범. 양광삼 기자

역투하고 있는 송은범. 양광삼 기자

 
선발 투수진이 헐거웠던 한화는 막강한 불펜 투수진으로 버텼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4.15로 1위다. 불펜의 핵은 송은범(34)이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송은범은 1군 전력에서 배제된 상태였다. 하지만 3월 시범경기에서 새로 장착한 투심 패스트볼로 달라진 모습을 보이더니 시즌 내내 기복 없이 불펜을 이끌었다. 그는 63경기에서 7승 2패 1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2.07로 활약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28일 두산전 승리투수도 송은범이었다. 그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는 2.43으로 샘슨에 이어 팀내 투수 2위다. 
 
마무리 투수 정우람도 시즌 초반 세이브 페이스가 가팔랐다. 정우람은 34세이브를 올리면서 한화 뒷문을 든든하게 막아줬다. 그 외 이태양(11홀드), 서균(10홀드), 박상원(9홀드) 등도 요소요소에서 활약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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