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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인수위 시절, 사비 낸 문재인 민정수석

중앙일보 2018.09.29 08:00
문재인 대통령이 2011년 펴낸 책 『운명』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5월11일 오후 신임 수석, 비서관들과 차담회를 하기 위해 본청을 나와 경내 소공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혁기 춘추관장, 조국 민정수석, 문재인 대통령, 조현옥 인사수석, 임종석 비서실장, 윤영찬 홍보수석.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5월11일 오후 신임 수석, 비서관들과 차담회를 하기 위해 본청을 나와 경내 소공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혁기 춘추관장, 조국 민정수석, 문재인 대통령, 조현옥 인사수석, 임종석 비서실장, 윤영찬 홍보수석. 중앙포토

“노무현 정부 인수위 시절 납득하기 어려웠던 것은 수석비서관 등 내정자들의 정부출범 준비 활동에 대해 제도적 뒷받침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정부 출범 후 직무와 전혀 다를 바 없는 업무를 인수위 때부터 시작했다. 그것은 엄연한 국가 공무였다.”

 
인수위 지원 제도는 미비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보수도 지급되지 않았고, 사무실 임차비용 등 활동경비도 전혀 지급되지 않았다”며 “내 경우에도 관련 비용을 개인적으로 부담해야 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정도로 발전한 나라에서 국가를 위한 핵심 업무에 그런 제도적 공백이 있다는 게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회고했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에 들어온 직원들에 대해서도 적었다.  
노무현 정부 첫해였던 2003년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이 정국 현안과 관련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노무현 정부 첫해였던 2003년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이 정국 현안과 관련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불합리는 정부출범 후에도 이어졌다. 수석비서관을 비롯한 청와대 비서실 직원 중 정무직과 별정직은 정식 임명 전 반드시 신원조회를 거쳐야 했다… 정부 출범 후 거의 한 달 반이 지나서야 정식임명이 가능했다. 문제는, 그때까지 실제 근무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 것이었다. 말이 안 되는 일이었고, 노동법에도 위반되는 일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러한 불합리성을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게 말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대답은 “어쩔 수 없지. 청와대에 근무하기 위해 투자한 것으로 쳐야지”였다고 한다. 결국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은 사비로 별정직 공무원들에게 교통비 등을 지급했다고 한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폭로로 촉발된 청와대 직원에 대한 ‘부당 회의비 지급’ 의혹과 관련해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문 대통령의 사전 동의가 있었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의원들이 검찰의 심재철 의원실 압수수색과 관련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항의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의원들이 검찰의 심재철 의원실 압수수색과 관련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항의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직원들의 노동에 대한)합당한 대가가 지급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제도적 장치를 검토해 건의했고, 승인을 받아 시행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에게도) 구두보고를 했다”고 말했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한 문재인 정부는 인수위 격인 정책자문위원회를 만들고, 향후 청와대에서 근무하게 될 129명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한 뒤 자문료를 월급 형식으로 대신 지급했다.  
 
기간은 이들의 신원검증이 끝나 정식 임명된 지난해 6월 말까지였다. 한 달 반여 동안 총 4억 2645만원, 1인당 평균 325만원가량 지급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1차 남북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지난 4월 25일 오후 청와대 여민2관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과 직접 배식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차 남북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지난 4월 25일 오후 청와대 여민2관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과 직접 배식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정도 비서관은 “(지급된 돈은)예산집행 지침에 근거하고 있다. 지난 5월 감사원 감사에서도 지급대상 범위ㆍ횟수ㆍ단가까지 적합 판단을 받은 사안”이라며 “(정식 임명이 끝난 6월 말) 이후에는 정책자문위원으로는 단 한 명도 위촉하거나 수당을 지급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여전히 "집권 초기 청와대 직원들에게 정식 월급을 주지 못하자, 이를 보전하기 위해 회의수당 형식으로 지급한 것은 편법이자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 비서관은 "예산 집행 지침을 한 줄도 읽어보지 않고 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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