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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생 파마 “새 등골 브레이커” vs “비정상의 정상화”

중앙선데이 2018.09.29 00:30 603호 8면 지면보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내년 2학기까지 서울 중·고등학교에 ‘완전 두발 자유화’를 권고하자 “새로운 등골 브레이커가 탄생했다” “학생들 사이의 빈부격차가 확연히 드러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조희연 교육감 ‘두발 자유화’ 논란
“빈부격차 드러날 수도” 교사 신중

조 교육감의 발표 이후 여성 커뮤니티에는 ‘두발 자유화’에 대해 의견을 묻는 글들이 올라오며 수십 건의 찬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한 여성 사용자가 “염색했다고 아이의 머리가 나빠지지도, 할 공부를 안 하지도 않는다”고 하자 다른 사용자는 “요즘 미용실 비용이 얼마인지 아느냐”며 “학생의 자유보다 부모의 경제가 더 큰 문제”라는 ‘현실론’을 꺼내들기도 했다.
 
학생들의 파마와 염색 비용은 미용실과 동네에 따라 다르지만 서울의 경우 성인보다 조금 저렴한 5만~10만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헤어 디자이너 나모씨(31)는 “많은 학생들이 방학 때라도 머리를 하러 부모님과 미용실을 찾는다”며 “학생과 성인 파마 가격은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이제 곧 자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간다는 40대 여성 장모씨는 “학생들에겐 어느 정도 규율도 필요한데 방종으로 흐르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서울 강남 사립고등학교의 교장을 지낸 60대 김모씨는 “머리를 얼마나 자주 또 어떻게 바꾸는지에 따라 학생들 사이의 빈부격차가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장에 있는 교사들은 다소 신중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대체적으로 “환영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고양국제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권혁진(17)군은 “비정상의 정상화는 이런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이라며 “두발 자유화는 학생들의 기본적인 인권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산 동산고등학교의 박하나(17)양은 “작년 전교회장 후보의 공약이 두발 자유화였다”며 “박탈당했던 외모의 자유를 되찾는 기회라 생각한다”고 했다. 40대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학생들의 두발을 규제하는 것이 이제 구시대적 발상이 돼버렸다”며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분위기였다. 중학생 딸을 둔 강모씨는 “아이들도 막상 파마와 염색을 해보면 별것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라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홍성수 숙명여대 법과대학 교수는 “과거부터 학생들의 염색 등 두발 자유화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시선이 존재해 왔다”며 “이제 이런 시각이 바뀌고도 남을만큼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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