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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뒤흔들 화약고 … 휘청이는 중국 경제

중앙선데이 2018.09.29 00:30 603호 30면 지면보기
책 속으로
빚의 만리장성

빚의 만리장성

빚의 만리장성
디니 맥마흔 지음
유강은 옮김, 미지북스
 
글로벌 금융위기 10년을 맞아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의 위기설 망령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세계 금융위기가 재발한다면 10년 전 미국발에 이어 이번엔 중국발이 될 거라는 우려가 힘을 얻어 간다. 이 책은 위기의 뇌관이 되기에 족한 부채 공화국 중국에 대한 심층 취재기다. 풍부한 통계수치와 이론적 배경들이 녹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취재기라고 한 데는 까닭이 있다. 탄탄한 현장탐방과 폭넓은 인터뷰 덕분에 중국 경제위기 조짐의 민낯을 생생히 담은 드문 저작으로 평가할만하다.
 
저자는 저널리스트 출신이다. 호주 태생이지만 부모의 ‘선견지명’ 덕에 9세부터 중국어를 배운 그는 장성하자 아예 중국에 정착해 10년 넘게 영국 이코노미스트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중국 주재 기자로 활약했다. “틀에 박히기 쉬운 경제분석의 메마른 골격에 현장과 팩트의 살을 입혔다”는 칼 월터(『붉은 자본주의』 공저자)의 지적에 공감이 간다.
 
가령 중국 경제의 기적 같은 40년 고도성장의 이면에 도사린 허장성세, 돈 못 벌고 은행 돈만 축내는 좀비 국영기업들, 텅 빈 아파트·빌딩·공장으로 둘러싸인 유령도시, 돈 떼이기 일쑤인 그림자 금융, 폭탄 돌리기 식 부동산 거품 등 중국경제 리스크의 전형적 아킬레스건들이 현장감 있게 목전에 펼쳐진다.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 갑남을녀의 증언을 통해 경제 밑바닥의 고충을 끄집어낸다. 일감이 없어 노는 세계 최대 중압 단조기계 공장의 직원, 지방정부의 신도시 개발에 쥐꼬리만 한 보상을 받고 땅을 수용당한 빈농, 골리앗 전매 당국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소금업자,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생겨난 신종 계층(대출 노예·개미족 등)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사회적 갈등의 화약고를 들쑤신다.
 
중국을 낙관하는 전문가도 적잖다. 중국은 ‘보이지 않는 손’(시장) 못지않게 ‘보이는 손’(공산당과 정부)의 완력이 억세서 경제위기에 대한 내성과 대응방식이 남다른 나라라는 견해다. 하지만 저자는 “파국을 면하기 힘들다”는 비관론 쪽이다. 경쟁적으로 경제성장과 세수증대에 매달려 온 지방 정부들이 이제 한참 달리는 호랑이 등에서 내리기 힘든 신세라는 것이다. 현대판 황제라는 시진핑이라도 운신의 폭은 좁다. 연 6%대 중속(中速) 성장의 이른바 신창타이(新常態)를 지향한다지만, 이 정도만 지속하려 해도 과감한 부채 구조조정은 언감생심이다. 더욱이 전례 없는 미·중 무역 전쟁마저 중국경제의 엔진 수출을 옥죈다. 한국경제가 가장 많이 기대는 나라가 중국인 처지에서 중국의 위기는 바로 우리의 위기다.
 
홍승일 중앙일보디자인 대표 hong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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