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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없다” 중국 대사관, ‘중국인 비하 논란’ 스웨덴 방송사 사과 거부

중앙일보 2018.09.28 13:29
중국인 관광객이 스웨덴 경찰에 의해 호스텔에서 쫓겨나는 모습 [사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중국인 관광객이 스웨덴 경찰에 의해 호스텔에서 쫓겨나는 모습 [사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스웨덴 주재 중국 대사관이 중국인 비하 논란에 휩싸인 스웨덴 방송사의 사과를 “진정성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스웨덴 방송사 STV는 지난 21일 중국인 관광객이 개를 잡아먹고 길에서 용변을 본다고 조롱하는 내용의 시사 풍자 프로그램을 내보냈다가 중국 정부와 중국인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스웨덴 뉴스채널에서 중국을 모욕한 프로그램을 방영해 중국과 중국인을 모욕하고 공격했다”며 “이 방송의 진행자가 중국에 대한 편견을 보이면서 언론의 직업윤리를 어겼다”고 맹비난했다.
 
이 때문에 중국 온라인에서는 ‘스웨덴으로 여행을 가지 말고 스웨덴 가구 유통업체 이케아에 대해 불매 운동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프로그램을 제작한 토마스 홀 감독은 블로그에 글을 올려 “이 영상은 인종차별주의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것”이라며 “다만 우리는 시청자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 둔감했으며, 해당 방송으로 상처를 입은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웨덴 주재 중국 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감독이 말하는 이른바 사과는 진정성이 부족하다”며 “과거에 대만과 티베트 지역이 빠진 중국 지도를 사용한 것에 관해서도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스웨덴 외무부는 “스웨덴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인정된다”며 이번 사안과 관련한 구체적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한편, 양국 간 신경전은 이달 초 중국인 관광객이 경찰에 의해 스웨덴의 한 호스텔에서 쫓겨나면서 감정싸움이 일어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스웨덴 주재 중국 대사관은 중국인 관광객이 경찰에 의해 끌려나가는 등 푸대접을 받았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으나, 스웨덴 현지 매체들은 중국인 관광객이 무리한 행동을 했다고 보도하며 맞대응했다.
 
중국 정부의 격한 반응을 놓고 일각에서는 이달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스웨덴을 방문한 것에 대한 불만 표출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은 달라이 라마를 ‘분열주의자’로 비난하고 있다.
 
또 양국은 올해 초 스웨덴 국적 홍콩 출판업자 구이민하이(桂敏海)가 금서출판 혐의로 중국 당국에 연행된 후 긴장 관계에 빠졌다. 스웨덴은 구이민하이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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