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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수살인’ 유족들 “실제사건 99% 재연”…쇼박스 “일상적 소재”

중앙일보 2018.09.28 13:01
영화 암수살인 스틸컷. [사진 쇼박스]

영화 암수살인 스틸컷. [사진 쇼박스]

영화 ‘암수살인’이 모티브로 한 실제 살인사건 피해 유가족 측과 이 영화의 투자·배급사인 ‘쇼박스’ 측이 상영 금지 필요성을 두고 법정에서 공방을 벌였다.
 
피해 유가족의 법정 대리인은 2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부장 김상환) 심리로 열린 가처분 심문기일에서 “영화 ‘암수살인’은 고인이 된 피해자의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상영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대리인은 “이 영화는 실제 2007년 부산에서 일어난 사건을 모티브로 해 실제 범행 수법과 장소, 시간, 피해 상태 등을 99% 동일하게 재연했다”며 “과연 이 영화가 창작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유족들이 문제를 제기한 대목에는 범인이 길에서 어깨가 부딪혀 시비가 붙은 피해자를 흉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방화하는 장면이 나온다.
 
대리인은 “쇼박스는 유족들이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겪을 것을 충분히 예상하고도 제작 전에 단 한 번도 동의를 구하거나 협의한 일이 없었다”며 “영상이 그대로 송출될 경우 유족들은 되돌릴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쇼박스 측 대리인은 “우선 영화 제작사가 유족의 동의를 받지 않고 촬영한 점은 변론에 앞서 사죄드린다”면서도 “어깨가 부딪히면서 ‘묻지마 살해’가 벌어지는 테마 구성은 사회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소재”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영화에서 일반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창작의 영역이라 유족의 동의를 법적으로 받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영화는 범죄 피해자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 믿을 수 없는 자백을 한 범인과 우직하고 바보스러운 형사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영화 개봉일이 다음 달 3일인 만큼 양측에 29일까지 추가 의견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주말 내 영화 전체 분량을 시청하고 관련 법리와 양측 의견서 등을 살펴본 뒤 이르면 다음 달 1일 상영 금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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