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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카드로 게임에 181만원 결제…구글이 반값 물어줘야”

중앙일보 2018.09.28 12:15
모바일게임 하는 청소년 자료사진. [사진 픽사베이]

모바일게임 하는 청소년 자료사진. [사진 픽사베이]

어린이가 부모의 신용카드로 게임아이템을 마구 구매했다면 부모와 앱마켓 사업자 모두에게 절반씩 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마켓 사업자에도 책임을 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비슷한 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수원지법 민사3부(부장 양경승)는 A씨가 구글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구글이 A씨에게 90만9000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5년 10살이던 아들에게 한 모바일 게임의 아이템을 사줬다. 당시 A씨의 아들은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구글이 제공하는 결제 시스템인 ‘모바일 인앱’에 접속해 A씨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고 게임아이템을 구매했다.  
 
처음 입력한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하면 구글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입력하도록 설계된 결제 시스템을 이용해 A씨 아들은 이후 25차례에 걸쳐 181만여원 어치의 게임아이템을 A씨 몰래 구매했다.  
 
A씨는 신용카드대금 청구를 받은 후 이러한 사실을 알고 구글에 결제된 금액을 되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결제 시스템을 이용한 고객의 신용카드 정보가 무단사용되지 않도록 관리할 의무가 있고 특히 계정 이용자와 신용카드 명의인이 서로 다르고 계정 이용자가 미성년자인 경우 신용카드 정보를 새로 입력하도록 하는 방법 등으로 무단사용되지 않도록 할 주의 의무가 있다”고 봤다.  
 
이어 “그런데도 피고는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과실로 미성년자인 원고의 아들이 신용카드를 부당하게 사용하도록 했고 이러한 피고의 주의의무 위반은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하므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신용카드 소유자인 A씨에게도 자녀가 자신의 허락 없이 신용카드를 이용해 게임아이템을 구매하지 않도록 지도, 교육할 의무를 게을리 한 과실이 있다고 보고 구글의 과실을 50%로 제한, A씨 아들이 게임아이템 구매에 쓴 돈의 절반만 지급할 것을 명령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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