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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과 대담한 평화” 빅딜 제시한 트럼프

중앙일보 2018.09.28 00:24 종합 38면 지면보기
북·미 간 핵 담판이 다음달부터 다시 궤도에 오른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6일 북한 이용호 외무상과 만나 “다음달 평양을 방문해 달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을 수락하면서다. 국무부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FFVD) 북한 비핵화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말 ‘빈손’ 방북 논란 이후 폼페이오의 4차 방북은 북·미 간 교착상태 해소의 신호탄으로 해석돼 왔다. 더욱이 지금은 남·북·미 3국의 정상들이 전면에 나섰다는 점에서 전례 없는 ‘빅딜’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전쟁의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 추구로 바꾸는 대화를 북한과 하고 있다”고 했다. 1년 전 같은 자리에서 ‘북한 파괴’까지 언급한 상황에 비하면 획기적 반전이다. 아베 일본 총리를 만난 자리에선 김 위원장의 편지를 들어 보이며 “역사적인 편지, 한 편의 아름다운 예술작품”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언론이 아는 것보다 훨씬 거대한 진전을 만들어 냈다”며 “김 위원장과 북한에 뭔가 좋은 일을 할 것”이라고도 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시간 싸움(Time Game)을 하고 싶지 않다. 2년이든, 3년이든, 5개월이든 문제가 안 된다. 폼페이오에게 지시했다”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물건을 확인도 않고 사는 일(buy a pig in a poke, 충동구매)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1기 임기(2021년 1월) 내 비핵화를 약속했지만, 약속만 믿고 시간에 쫓겨 핵사찰과 검증을 허투루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제재의 고삐를 그대로 틀어쥐고 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뉴욕에서 돌아왔다. 김정은 위원장을 대신해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국제사회에 호소한 일정이었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노고에 보답하는 길은 분명하다. 10월 초로 예상되는 폼페이오 방북 시 그 손에 핵 리스트 등 ‘담대한 비핵화 조치’를 쥐여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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