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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시스템 오류로 자료 취득” 기재부 “불법 알았을 것”

중앙일보 2018.09.28 00:07 종합 3면 지면보기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을 둘러싼 법적·정치적 공방의 핵심은 취득 과정의 불법성과 공개된 업무추진비 내역의 성격이다.
 

업무추진비 내역 공개 불법인가
식당 등 비용이 기밀인지도 쟁점

우선 심 의원 측은 재정정보원 재정분석시스템(OLAP)을 이용해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등을 입수했다. 원래 심 의원 측이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시스템 계정에는 업무추진비 내역을 볼 권한이 없다. 하지만 심 의원 측은 ‘시스템 오류’ 때문에 자료를 구했다고 밝혔다. 자료검색 시 ‘데이터 없음’이란 창이 뜰 경우 뒤로가기 버튼을 2, 3회 누르면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에 접근할 수 있는 오류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기재부 측도 ‘비정상적 접근 방식’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기재부 측은 “취득한 비인가 자료는 단순히 클릭 한두 번이 아니라 5단계 이상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불법성을 인지할 충분한 기회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도 의견이 나뉜다. 법무법인 이경 최진녕 변호사는 “계정을 발급받은 상태에서 시스템 오류로 취득한 건 명백한 고의성이 없는 것으로 전자정부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에 권헌영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해킹 범죄는 부여받은 권한을 초과해 정보에 접근해도 구성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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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이 기밀인지도 쟁점이다. 기재부는 심 의원을 고발하면서 “비인가 취득 정보가 제3자에게 유출되거나 공개될 경우 국가 안위 등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에 심 의원 측은 “국방부나 국정원 등의 민감한 정보는 재정분석시스템에 공개돼 있지도 않다”며 “식당 등에서 사용한 업무추진비가 국가 안보에 직접적 연관이 있다는 기재부 측의 설명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업무추진비는 투명하게 공개하는 쪽으로 가는 게 사회 변화 방향”이라며 “법원에서도 투명한 예산의 사용과 국민의 알 권리 쪽에 더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 교수는 “사용자의 동선 등이 구체적으로 노출되는 기초자료라면 기밀에 해당하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면 기밀로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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