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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삼성 노조 와해사건 32명 기소

중앙일보 2018.09.28 00:03 종합 16면 지면보기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이상훈(63)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등 32명을 한꺼번에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 사건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주도한 조직적 범죄라고 결론 내렸다.
 

“미래전략실이 주도한 조직범죄”
전자서비스 이어 다른 곳도 수사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검사 김수현)는 목장균(54) 삼성전자 전 노무담당 전무(현 삼성전자 스마트시티 지원센터장) 등 4명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상훈 의장과 강모 전 미래전략실 노무 담당 부사장, 박모 전 삼성전자서비스 대표 등 28명과 삼성전자·삼성전자서비스 법인은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이날 수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삼성은 창업 초기부터 내려온 ‘무노조 경영’ 방침을 관철하기 위해 그룹 미래전략실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노조 와해 공작을 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설립 움직임이 본격화된 2013년 6월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 주도로 종합상황실이 꾸려지고 신속대응팀이 설치됐으며 이를 중심으로 ▶노조 설립 저지▶세 확산 방지▶노조탈퇴 유도를 뜻하는 이른바 ‘GREEN化’(그린화) 전략이 수립됐다. ‘그린화’ 전략은 삼성전자를 거쳐 삼성전자서비스와 협력업체에 전달돼 실행됐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또 “삼성이 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 출신의 노조전문가인 송모씨와 월 2000만원, 성공보수 6000만원의 고액 자문료 계약을 맺어 올해까지 약 13억원을 지급하고 각종 노조와해 전략을 자문받아 실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런 지시를 내린 최종 결정권자가 이상훈 의장이라고 결론냈다. 이 의장이 2012년 12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을 지내면서 그룹 미래전략실의 각종 의사 결정을 책임지는 역할을 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다만 이 의장이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 일가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하거나 지시받았다는 진술이나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검찰은 삼성전자서비스에 이어 그룹 차원에서 삼성에버랜드의 노조 활동을 방해했다는 단서도 확보하고 삼성의 다른 계열사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그린화 전략’을 담은 문건이 삼성전자서비스에 전달돼 시행된 것이 확인돼 관련자들을 기소한 것”이라며 “그 문건이 다른 계열사에도 전달돼 시행됐는지에 대해선 추가 수사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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