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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설마 이대로 끝?

중앙일보 2018.09.28 00:02 경제 7면 지면보기
<32강전 2라운드> ●박정환 9단 ○시바노 도라마루 7단
 
8보(109~120)=박 9단의 두터운 차렷 자세에도, 백은 어떻게든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겠다는 듯 110, 112로 열심히 우하귀에 잠입을 시도했다. 우하귀에서만큼은 꼭 실리를 차지하고야 말겠다는 집념이 느껴지는 수순이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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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음에 나온 114가 뭔가 이상했다. 흑이 115로 붙이고 117로 한칸 뛰자, 우하귀에 열심히 심어놓은 백의 잠입꾼들이 순식간에 위태로워졌다. 116 대신 '참고도' 백1로 젖혀도, 우하귀 백이 포위당하는 건 별반 차이가 없다. 이렇게 되고 보니, 앞서 열심히 우하귀에 작업해 놓은 백의 수순이 과연 득인지 의문이다. 되레 흑만 한층 두터워진 모양이다. 
 
그런데 하변도 이렇게 마무리되면 이제 반상에 남은 자리는 상변과 우변 뿐이다. 남은 공간이 줄어들수록 변화가 생길 여지도 점점 줄어든다. 설마 시바노 도라마루는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지고 마는 걸까. 이대로 끝난다면 일본의 차세대 주자라고 알려진 그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너무 시시한 바둑이다. 처음부터 박정환 9단은 단 한 번의 위기도 겪지 않고 순조롭게 승세를 유지했다. 
 
참고도

참고도

더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걸까. 시바노 도라마루가 120으로 드디어 승부수를 던졌다. 여기에서도 물러서면 더는 백에 기회가 없다. 초반부터 발빠르게 착수하던 박정환 9단이 자세를 고쳐잡고 반상을 길게 주시한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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