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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 통해 상주를 업그레이드 시킬 것”

중앙일보 2018.09.28 00:02 주말섹션 2면 지면보기
상주, 새로운 천년의 중심에 서다
 
경상북도와 경상남도, 대구·부산·울산을 아우르는 경상도. 경상도(慶尙道)란 지명은 고려 충숙왕 원년(1314)에 경주(慶州)와 상주(尙州)의 첫 글자를 따 만들었다. 3만2260여㎢에 이르는 광대한 면적에서 오직 두 곳의 도시만을 꼽았다는 건 그만큼 경주와 상주가 지역을 대표하는 핵심이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지금 상주는 화려했던 그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인구 10만의 늙고 낙후된 농업도시 이미지가 강하다. 이는 경부고속도로가 상주 인근의 조령이나 죽령이 아닌 추풍령을 지나는 경로로 건설된 탓이 크다. 경제성장기 개발의 중심축에 들지 못하면서 결국 상주의 인구는 대구나 구미, 수도권으로 빠져나갔다.

‘상주의 옛 명성 되찾기 프로젝트’나선 황천모 상주시장

 
6·13 지방선거에서 새로 당선된 황천모(61·자유한국당·초선) 상주시장은 “상주를 업그레이드하겠다”는 포부다. 기존 농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수정·개량해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이른바 ‘상주의 옛 명성 되찾기 프로젝트’다. 황 시장을 지난 17일 상주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만나 상주의 역사를 다시 쓸 전략을 들었다.
 
임기를 시작한 지 3개월 정도 지났다. 시정업무는 어떤가.
“단체장을 처음 맡다 보니 배울 것이 많아 힘들다. 시민들을 만나러 갈 곳도 많다. 임기를 시작하면서 처음부터 못박았던 것이 ‘표를 얻기 위해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 시간에 지역의 발전을 고민하고 예산을 한 푼이라도 더 따오자는 거다. 아직까지는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표 떨어지는 행동만 하고 있다는 소리까지 듣는다.”
 
시정 구호를 ‘상주, 새로운 천년의 중심에 서다’로 정했다. 과거의 명성을 되찾자는 의미인가.
“고려 현종 9년인 1018년 전국에 8목을 설치하면서 ‘상주목’이 생겼다. 올해가 바로 상주목 설치 1000년이 되는 해다. 이제는 ‘떠나가는 상주’에서 ‘찾아오는 상주’를 만들어야 할 때다. 시정 구호에도 그런 염원을 담았다. 최근 상주시가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 대상 지역으로 선정돼 지역 도약의 첫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
 
지난달 2일 상주시는 사업비 1600억원이 투입되는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스마트팜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해 농작물 재배 시설의 온도·습도·이산화탄소·토양 등을 분석하고 그 결과에 따라 환경을 제어하는 ‘똑똑한 농장’이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관련 생산·교육·연구 기능을 모두 갖춘 일종의 산업단지로 상주시 사벌면 일대에 조성된다. 상주시는 올 연말까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22년까지 모든 시설을 갖출 방침이다.
 
스마트팜 혁신밸리에 거는 기대가 큰 듯하다.
“농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농업이 전통 방식에서 벗어나 ‘첨단 농업’으로 거듭나는 과정에 상주를 중심에 놓는 역할을 할 것이다. ‘돈 버는 농업’은 물론 4차 산업혁명과 연계된 ‘똑똑한 농업’으로 지역에 청년 농부들이 몰려드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본다. 자연스럽게 인구가 늘어나고 출산율도 높아질 것이다. 상주시는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으로 생산유발효과 2200억원, 소득유발효과 410억원, 취업유발효과 15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상주는 ‘삼백(三白)의 고장’이라 불린다. 농업 혁신이 이뤄지면 기존 산업은 무너지는 건가.
“아니다. 상주에서 유명한 삼백, 즉 쌀과 누에, 곶감 등 세 가지 흰색 특산물 산업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시대가 흐르면서 삼백이 쌀·누에·목화가 쌀·누에·곶감으로 바뀌었는데, 이제는 사양산업에 접어든 누에를 다른 것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본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신삼백(新三白) 시대’를 열겠다.”
 
일부 농민들은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농가 양극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한다.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들어서면 농산물 생산량이 증가해 가격이 떨어지고, 초대형 농가에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는 등 여러 우려가 있는 걸 알고 있다. 이를 고려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특정 작물로 생산이 쏠리지 않도록 딸기, 토마토, 멜론 등으로 재배 면적을 분산시킬 계획이다. 국내 유통량을 조절하기 위해 농산물 수출도 한다. 농산물 가공센터를 만들어 농산물을 잼이나 피클로 만들어 부작용을 줄이겠다.”
 
황 시장은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사업 외에도 임기 중에 이루고 싶은 ‘세 가지 꿈’이 있다고 했다. ▶육군사관학교 유치 ▶서울대학교병원 상주분원 유치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환수다. 황 시장은 이 꿈들을 통해 상주에 극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황 시장이 품고 있는 세 가지 꿈에 대해 설명해 달라.
“문재인 정부는 앞으로 군 병력을 10만 명 이상 줄일 계획이다. 병력이 줄어들면 육군사관학교와 육군3사관학교가 모두 있을 필요가 없다. 두 사관학교를 통합해야 한다. 이어 개교한 지 72년이 된 노후 건물을 떠나 새 둥지를 찾아야 한다. 남한의 중심에 있는 상주가 최적의 이전지다. 4차 산업혁명이 접목된 육사 캠퍼스를 만드는 데 적극 지원을 펼칠 것이다.

서울대병원 상주분원 유치도 추진할 예정이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각지에 여러 분원을 두고 있는 데 반해 서울대병원은 2곳뿐이다. 상주에 분원을 두면 안동·영주 등 경북북부지역뿐 아니라 대구·구미·김천까지도 약 1시간 거리여서 환자 유치에 용이하다. 병원 건립부지를 저렴하게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마지막으로 상주에 살고 있는 한 고서적 수집가가 갖고 있다는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도 환수할 예정이다. 법적 절차를 떠나 상주본을 갖고 있는 당사자와 협의해 그의 이름을 딴 박물관을 지어주고 일정액의 보상금을 주는 방식으로 상주본을 상주에 기증하도록 할 방침이다. 그 후엔 훈민정음을 국보 제1호로 지정하는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지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민선 7기 상주의 시정을 맡았다. 시민들이 주신 자리라는 점을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하지만 시민들이 도저히 황천모 시장은 일을 맡길 수 없겠다고 생각하신다면 언제든 물러날 각오가 돼 있다. 낙후된 농업도시의 이미지를 떨쳐버리고 지역의 산업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수정·개량하겠다. 과거의 명성을 되찾는 것은 물론 완전히 새로운 상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편 상주시 중동면 출신인 황 시장은 학창시절(회상초·중동중·상주고)을 상주에서 보내고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법학석·박사를 수료했다. 1999년 정계에 입문해 국회 국가경쟁력연구회장,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수석부대변인, 대한석탄공사 감사 등을 지냈다.
 
상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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