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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마음을 살찌우는 도시, 안동

일간스포츠 2018.09.27 07:00

경북 안동은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라고 자랑한다. 퇴계 이황 선생이 성리학을 집대성한 덕분이다. 이뿐 아니라 안동에는 여전히 수많은 양반가 종손들이 옛 전통을 지키며 살고 있다. 그들이 수백 년 동안 살고 있는 고택도 많고, 관광객들을 위해 고택을 개방하기도 한다. 다양한 문화재가 있는 안동이다. 한국관광공사는 매년 '관광두레' 사업을 펼치고 있다. 주민공동체가 나서서 숙박·식음·여행 알선 등 지속 가능한 관광 사업체를 경영하도록 지원하는 정책이다. 안동을 다니면서 관광두레 일꾼들이 펼치는 '안동 빅5 투어' '낭만가도' 등 다양한 관광두레 프로그램을 직접 둘러보고 체험해 봤다.

도산서원- 퇴계 이황 선생이 후학을 가르치던 대학
 
국내에서 공부한 학생이라면 도산서원을 모르는 학생은 없을 듯하다. 물론 가 보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안동시청에서 북쪽으로 차로 40분쯤 달리면 안동호 끝자락에 도산서원이 있다.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선조 7년인 1574년에 지어진 사액 서원이다. 대원군이 전국의 수많은 서원을 없애도록 명령했을 때에도 화를 면한 서원이기도 하다.
 
도산서원 주차장에 내려 서원으로 올라가다 보면 오른쪽에 옆으로 된 비석이 하나 있다. 추노지향. '추나라 태생인 맹자와 노나라 사람인 공자의 고향'이라는 뜻이다. 공자의 후손인 중국인이 중국에서조차 공자와 맹자를 추존하지 않는데 이곳 도산서원에서 두 사람을 기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도산서원이 바로 공자와 맹자의 고향이라고 적은 것이다.
 

도산서원 앞 안동호에는 마치 섬 같은 제단이 하나 있다. '시사단'이다. 이황 선생의 학덕을 추모해 제사를 지낸 곳이다. 또 그곳에서 과거를 치르기도 했다.
 
도산서원에 들어서면 전체적인 건축물이 간결하고 검소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황 선생의 품격과 학문을 공부하는 선비의 자세를 잘 반영하고 있다. 특히 아래쪽 도산서당에는 이황 선생의 거처가 예전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왼쪽 한 칸은 부엌이고 중앙의 온돌방 한 칸은 퇴계가 기거하던 '완락재'다. 동쪽 대청 한 칸은 마루로 된 '암서헌'이다. 이황 선생은 조그만 골방에서 살면서 제자들을 가르쳤다고 한다.
 

위쪽 도산서원에는 '전교당'이라는 강당이 있다. 강당에 걸려 있는 편액 '도산서원'은 한석봉의 글씨다. 전교당 위에는 보물 211호인 '상덕사'가 있는데 이황 선생의 신주를 모신 사당이다. 도산서원 입장료 1500원.

봉정사- 목조건축물의 보고
 
"바로 이 자리가 다양한 시대의 건축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입니다."

봉정사 안내를 맡은 이희오 버스로기획 대표가 극락전과 대웅전·화엄강당을 모두 볼 수 있는 자리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었다. 봉정사 극락전은 잘 알다시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다. 원래 부석사무량수전이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이라고 했지만 봉정사를 중수한 기록이 발견되면서 그 타이틀을 봉정사가 가져갔다.

 

"국보 15호인 극락전은 약 1200년대 초에 지어진 건축물인데 통일신라 시대의 건축양식을 본받고 있습니다. 국보 311호인 대웅전은 고려 말~조선 초 건축양식의 특징을 갖추고 있습니다. 화엄강당은 보물 448호로 조선 중기의 건축물입니다."

세 건축물 모두 세월의 때가 켜켜이 묻어 있었다. 단청은 거의 벗겨져서 마치 곧 허물어질 듯해 보였다. 하지만 신라 문무왕 12년에 창건된 절이기에 그 위엄만은 다른 어떤 절도 따라올 수 없었다.

 

봉정사에는 앞에서 이야기한 세 곳의 건축물 외에도 문화재가 참 많다. 6차례에 걸쳐 중수했는데 후불벽화는 보물 1614호, 목조관세음보살좌상은 보물 제1620호, 승려들이 기거하는 방인 고금당은 제449호다. 워낙 아름다운 사찰이기에 고려 태조 왕건과 공민왕이 다녀가기도 했다고 한다. 입장료 어른 2000원.
 

제비연- 소원 하나쯤은 들어주는 잘생긴 석불
 
안동에서 영주로 가는 5번 국도를 따라 가다 보면 왼쪽으로 큼지막한 불상이 하나 눈에 들어온다. 바로 높이가 12.38m에 이르는, 바위에 새겨진 마애불인 제비원 석불이다. 거대한 바위에 선각으로 몸체를 새기고 그 위에 머리를 올려놓았는데 풍채와 인상이 좀 특이하다.
 
수많은 절과 무애불, 불상을 봤지만 이목구비가 너무나 뚜렷해 마치 외국에서 온 불상 같다. 제비원 석불이 가장 잘생겼다는 느낌이 확 들었는데 이런 잘생긴 석불은 주로 간다라미술의 영향을 받은 고려 시대 석불이라고 한다.
 
제비원에는 다양한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그중 하나가 마음씨 곱고 불심이 깊었던 처녀 연(燕)이가 갑자기 죽은 뒤 지금의 석불이 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연이의 혼이 이 미륵불로 태어났다고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치성을 드리면 아들을 낳게 해 주거나 집안을 두루 편안하게 해 주는 등 모든 소원을 들어준다고 믿고 있다. 
 
또 제비원은 '낙양성 십리하에 높고 낮은 저무덤은~'으로 잘 알려진 민요 '성주풀이'와도 관련이 있다. 성주는 집터를 관장하는 신령인데 성주신이 바로 이 제비원에서 생겨났다고 한다. 성주풀이 가사를 뜯어 보면 '성부의 근본이 어드메냐?'라고 묻는데 '경상도 안동 땅 제비원'이라고 한다. 
 

치암고택과 안동 반가- 안동의 양반 음식을 체험

안동 시내를 조금 벗어나면 치암고택이 있다. 원래 도산면에 있었는데 안동댐으로 수몰되면서 암막동으로 이전됐다고 한다. 치암. '바위에도 부끄러워한다'는 뜻의 치암은 이만현 선생의 호다. 이황의 후손인데 일제에 의해 나라를 잃게 되자 비분강개해 세상을 떠났다.
 
치암고택에서는 안동 지방의 양반들이 먹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진성 이씨 등 다섯 종갓집의 종부들이 모여 집안 대대로 내려온 음식을 도시락으로 만든 것을 먹을 수 있다. 그때그때 나오는 재료로 만드는데 '부추를 콩가루에 무친 나물, 북어를 실처럼 가늘게 만든 북어채 무침' 등 시중에선 먹을 수 없는 음식들이다.
 
반면 주민사업체인 '안동반가'는 한옥호텔인 '구름에' 근처에 있는 예움터 한자마을에 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안동 전통문화를 보다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서당이나 목판인쇄 체험도 가능하고 고추장 만들기와 가양주 만들기, 전통한복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안동 양반집에서 만드는 고추장은 좀 특이하다. 보통 찹쌀을 사용하는데 이곳에서는 메줏가루를 이용한다. 그리고 안동식혜를 넣는데 설탕 등을 첨가하지 않고 오직 찹쌀 지에밥으로만 한다. 그래서 우리가 먹는 달달한 식혜와는 다르다. 식혜를 조청에 넣고 저어서 녹이고 거기에 고춧가루와 소금, 메줏가루를 넣고 또다시 저어 주며 농도를 조절하면 안동 반가의 전통고추장이 완성된다. 고추장과 가양주 만들기 체험은 1인당 2만~3만원이다.
 
또 다른 주민사업체인 '안동식선'은 안동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안동의 전통 음식을 쉽고 간편하게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안동찜닭정식'과 '안동한우불고기' 등 안동을 대표하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글·사진=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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