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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개혁' 국회가 주도하나, 추석 민심도 힘실어

중앙일보 2018.09.25 14:23
김명수 대법원이 ‘법원행정처 폐지’라는 사상 초유의 개혁안을 발표했음에도 여론의 반응이 싸늘하다. 연휴가 끝나는 대로 국회는 고강도 국정조사, 특별재판부 설치 등 사법개혁안을 실행에 옮길 예정인데, 추석 민심이 개혁 강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진원지로 지목된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진원지로 지목된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행정처 폐지 외쳤지만, 구속영장 거부로 개혁의지 실종
국회 국정조사 ,특별재판부 등 여러 안 놓고 고심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 20일 ‘법원행정처 폐지’를 담은 사법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애초에 법조계 안팎에서 예상했던 '법원행정처 이전ㆍ법원행정처 권한분산' 보다 강력한 조치다. 이를 두고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사법부 70주년을 맞아 김명수 대법원도 뭔가를 내놓아야 하는데,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외부의 비판과 조직을 지켜야 한다는 내부의 목소리 사이에서 고민하다 나온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인사나 총무 등 기존 행정처의 일은 조직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데, 법원행정처라는 간판만 바꿔다는 것일 수 있음을 경계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김 대법원장이 행정처 폐지라는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여론의 반응을 싸늘하다. 20일 김 대법원장의 발표 직후, 21일 법원이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거부한 때문이다. 이로 인해 김 대법원장의 개혁의지가 무색해진 실정이다. 법조계에선 '대법원장만 개혁을 외치고, 법원은 여전히 그대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첫 구속수사 시도가 법원에 막히자 검찰은 추석 연휴까지 반납한 채 보강수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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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법원장의 개혁안이 이미 나온 상황에서 이제 사법개혁의 공은 국회로 넘어갈 전망이다.

여론의 변화도 심상찮다. 추석을 앞두고 21일부터 이틀간 한국방송(KBS)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응답률 14.4%,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 ±3.1%p)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진행중인 검찰 수사가 재판부로 넘겨지면 독립된 특별재판부를 구성해야한다는 의견이 77.5%에 달했다. 현재 재판부에 대한 불신이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연휴가 끝난 뒤 사법개혁의 강도는 국회에 의해 정해질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여당 관계자는 "우선 법사위를 중심으로 오는 정기 감사 때 사법부 재판거래의혹에 대한 집중 질의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국정감사, 국정조사, 특별재판부 등 국회가 손에 쥔 카드가 많기에 여론의 추이를 보고 강도를 조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12일 사법부에 대한 고강도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발의한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도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조소희 기자 jo.so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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