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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미만 일하면 퇴직금 없는게 과연 당연한가

중앙일보 2018.09.25 06:00
[더 오래] 김성일의 퇴직연금 이야기(15)
퇴직급여는 근로자가 1년 이상의 기간 계속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할 경우에 지급받는 것이다. 그렇다면 1년 이하의 기간 근로하고 퇴직하는 경우는 그동안 받은 것이 임금이 아닌 것일까. [사진 pixabay]

퇴직급여는 근로자가 1년 이상의 기간 계속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할 경우에 지급받는 것이다. 그렇다면 1년 이하의 기간 근로하고 퇴직하는 경우는 그동안 받은 것이 임금이 아닌 것일까. [사진 pixabay]

 
정해진 것을 그냥 받아들이며 사는 사람이 많다. 아마 그대로 적응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대표적인 것이 1년 이상 근무해야만 받을 수 있는 퇴직금 혹은 퇴직급여다. 아마 대부분이 별 다른 불만 없이 그냥 1년 지나면 받는 것으로 당연시해 왔다.
 
그러나 퇴직급여와 관련한 판례들을 보면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상의 퇴직금제도는 근로자가 1년 이상의 기간 계속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할 경우에 사용자가 근로 제공에 대한 임금 일부를 지급하지 않고 축적했다가 이를 기본적 재원으로 해 퇴직할 때 이를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서, 퇴직금은 본질적으로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지닌 것”으로 돼 있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임금 일부를 지불하지 않고’와 ‘1년 이상의 기간 계속 근로’다. 그렇다면 1년 이하에서 퇴직하는 경우 그동안 받은 것이 임금일까, 임금이 아닐까. 임금이라면 임금을 축적했으니 1년 이하라도 내 임금을 받을 권리가 있을 것이고, 1년 이상 기간 계속 근무의 조건이 성립하지 않았다면 내가 근로한 임금이 다른 무엇으로 변해 지불하지 않는다는 모순이 성립한다. 임금, 다시 말해 나의 소득이 1년 이하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이게 과연 타당한 것인가.
 
1년 미만 근로에 퇴직금 지불하자는 법안 국회 계류 중 
지금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에는 이런 모순된 점을 개선하고자 1년 미만 근무자에게도 퇴직급여를 지불하자는 개선 조항이 들어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의 통과는 요원해 보인다.
 
정부는 근로자의 소득 증대를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지만, 그 중 퇴직급여 1년 미만 지급을 법제화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접근법으로 보인다. [사진 pixabay]

정부는 근로자의 소득 증대를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지만, 그 중 퇴직급여 1년 미만 지급을 법제화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접근법으로 보인다. [사진 pixabay]

 
현재 논란이 한창인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1년 미만 근로자가 제공한 정당한 노동의 대가인 임금 축적이라고 판단한 대법원의 판례대로 이들에게 상당한 소득이 자동 발생한다.
 
물론 1년 미만 근로자에 대한 퇴직급여 지급은 안 그래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자영업자의 상황을 더욱더 악화시킨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를 300인 이상부터 시차를 두고 적용하면 소수 근로자 고용 업체도 준비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근로자의 소득 증대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지만, 퇴직급여 1년 미만 지급을 법제화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접근법으로 보인다. 노동을 기업에 제공해 가치를 창출하고 그 임금을 제대로 돌려받는 것이기 때문에 무리한 방법이 아니다. 
 
1년 미만 임금은 임금 아니고 1년 이상만 임금이라는 모순
그동안 근로자들은 억울하게 1년 이하 근로로 축적한 임금이 사라져 버렸거나 억지로 근로 상황을 1년을 채우기 위해 받아들인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하루빨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을 통과시키는 것이 소득주도성장의 정신을 실천하는 길일 것이다. [사진 pixabay]

그동안 근로자들은 억울하게 1년 이하 근로로 축적한 임금이 사라져 버렸거나 억지로 근로 상황을 1년을 채우기 위해 받아들인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하루빨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을 통과시키는 것이 소득주도성장의 정신을 실천하는 길일 것이다. [사진 pixabay]

 
그동안 근로자들은 억울하게 1년 이하 근로로 축적한 임금이 사라져 버렸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근로 상황이라도 1년을 채우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받아들인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이를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은 정당하고 시급한 과제다. 1년 미만 근로로 축적한 임금을 받을 길이 현재로썬 없다. 이 법의 통과가 늦으면 늦을수록 근로자의 정당한 임금 수령은 요원해진다.
 
퇴직금 제도는 1953년 근로기준법이 제정되면서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임의제도로 도입됐다가 1961년 법정제도로 성격을 바꾸었다. 1996년 중간정산제도가 도입됐고 2005년엔 근로기준법상의 퇴직금 제도가 퇴직급여보장법에 위임돼 퇴직연금제도가 되었다. 그동안  퇴직금의 성격에 대해 여러 차례 논의가 있었으나 대법원은 퇴직금은 본질적으로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지닌 것이라는 입장을 따르고 있다.
 
1년 미만 임금은 임금이 아니고 1년 이상만 임금이라는 희한한 모순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지금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을 하루빨리 통과시키는 것이 진정한 소득주도성장의 정신을 실천하는 길일 것이다.
 
김성일 (주)KG제로인 연금연구소장 ksi282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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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일 김성일 한국연금학회 퇴직연금 분과장 필진

[김성일의 퇴직연금 이야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급속히 고령화하는 나라입니다. 100세 시대를 온전히 살아가려면 자산을 연금화해 오래 쓰도록 해야 합니다. 퇴직연금제를 활용하는 개인이 늘고 있는 건 그래서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 활용도는 낮은 수준입니다. 퇴직연금제는 앞으로 수 년 내 직장인의 가입이 의무화될 뿐 아니라 모든 소득이 있는 사람에게 개방될 전망입니다. 미국에선 우리의 퇴직연금제에 해당하는 401K 도입으로 월급쟁이 연금 부자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노후생활의 안착을 책임질 퇴직연금 활용법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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