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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7]'아는' 드라마 말고 '인생 드라마' 필요한 당신께

중앙일보 2018.09.23 07:30
20일 종영한 '아는 와이프'. 현재를 바꾸기 위해 과거로 돌아갔지만 다시 지금의 삶을 택한다. [사진 tvN]

20일 종영한 '아는 와이프'. 현재를 바꾸기 위해 과거로 돌아갔지만 다시 지금의 삶을 택한다. [사진 tvN]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연휴다. 이번 추석 동안 특별한 계획이 없다면 올 한 해 동안 놓친 드라마 몰아보기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그냥 흘려보내기엔 아까운 작품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달콤 살벌한 로맨스물은 물론 수사물, 의료물 등 장르물도 한층 다양해져 골라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래도 시간과 에너지가 남는다면, 리메이크 드라마의 국가별 버전을 비교해서 보기를 추천한다.  
 

추석 연휴 못다본 드라마 몰아보기
콩닥 설렘이 필요하다면 '예쁜 누나'
복수가 궁금하다면 '리턴' '미스티' 등
'굿닥터' 미드, 일드 비교 재미도 쏠쏠

지금 사랑이 필요하다면  
손예진과 정해인의 달달한 커플 연기로 사랑받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사진 JTBC]

손예진과 정해인의 달달한 커플 연기로 사랑받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사진 JTBC]

이 가을, 잠든 연애 세포를 깨워야 한다면 단연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3월 30일~5월 19일)를 봐야 한다. 연상연하인 손예진-정해인 커플의 알콩달콩한 연애담이 무미건조한 일상에 촉촉한 단비를 내려주는 동시에 삶의 모든 순간이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는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어디 그뿐이랴. 자고로 연애란 어떻게 시작되고, 진행되고, 소멸하며, 다시 시작되는지 그 기승전결 과정 중에 필요한 노하우를 대방출한다. 오죽하면 일평생 음식과 사랑에 빠진 영자 언니조차 ‘밥 잘 퍼주는 예쁜 누나’를 자처하며 ‘핸님앓이’를 할까.
 
과거가 바뀔 때마다 미묘하게 달라지는 현재에 맞춰 실감나는 부부싸움 연기를 펼치는 '아는 와이프'의 지성과 한지민. [사진 tvN]

과거가 바뀔 때마다 미묘하게 달라지는 현재에 맞춰 실감나는 부부싸움 연기를 펼치는 '아는 와이프'의 지성과 한지민. [사진 tvN]

이미 유부클럽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지금 막 시작하는 커플을 “좋을 때다~” 하면서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결혼 이후에도 로맨스는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tvN ‘아는 와이프’(8월 1일~9월 20일)를 보면 결혼 전보다 결혼 후의 연애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지 않을까. 2018년 현실 속 지성과 한지민 부부는 매일 싸움을 일삼으며 ‘사랑과 전쟁’을 방불케 하지만 2006년 과거 속 그들은 서로를 끔찍이도 위하는 아름다운 커플 아닌가. 제아무리 과거로 돌아가 결정적 순간을 바꿀 수 있는 능력자라 해도 이들을 둘러싼 운명의 큰 줄기는 바뀌지 않는다. 그렇다면 서로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터득하는 편이 훨씬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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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란 무엇인가 궁금하다면 
'미스티'에서 남부러울 것 없는 부부로 연기 호흡을 맞춘 지진희와 김남주. [사진 JTBC]

'미스티'에서 남부러울 것 없는 부부로 연기 호흡을 맞춘 지진희와 김남주. [사진 JTBC]

올해는 유독 복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가 많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누군가를 향해 치를 떨며 모종의 일을 기획할 만큼 배신감을 느끼려면, 그 대상이 그만큼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할 테고, 그러다 보면 멜로와 수사물이 접목돼 매력적인 이야기가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SBS ‘리턴’(1월 17일~3월 22일)을 시작으로 JTBC ‘미스티’(2월 2일~3월 24일), OCN ‘미스트리스’(4월 28일~6월 3일)에 이르기까지 그 기본 틀은 사랑과 복수에서 시작된다 할 수 있다.
 
영국 BBC 원작의 '미스트리스'(2008~2010)는 한국에서 스릴러물로 재탄생했다. [사진 OCN]

영국 BBC 원작의 '미스트리스'(2008~2010)는 한국에서 스릴러물로 재탄생했다. [사진 OCN]

하지만 이야기의 결은 조금씩 다르다. ‘리턴’이 극 중 TV 법정쇼 ‘리턴쇼’의 진행자 최자혜 변호사(고현정, 박진희 분)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만큼 사건과 재판을 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면, ‘미스티’는 ‘뉴스나인’을 진행하는 고혜란 앵커(김남주 분)가 중심이기 때문에 사회적 메시지가 짙은 편이다. 반면 ‘미스트리스’는 한가인ㆍ신현빈ㆍ최희서ㆍ구재이 등 네 사람의 연대와 이들을 둘러싼 관계가 훨씬 중요하다. 이중 무엇을 택해도 헤어나오기 힘든 몰입감과 사건 퍼즐 조각을 맞춰가는 재미는 보장할 수 있다. 대리 복수를 통한 깨달음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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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장르물의 공식이 지겹다면  
현재인지 과거인지, 실제인지 꿈인지 모를 다층적 연출로 호평 받은 '라이프 온 마스'. [사진 OCN]

현재인지 과거인지, 실제인지 꿈인지 모를 다층적 연출로 호평 받은 '라이프 온 마스'. [사진 OCN]

OCN ‘라이프 온 마스’(6월 9일~8월 5일)는 시작 전부터 기대보다는 오해를 많이 받았던 작품이다. ‘옥탑방 왕세자’(2013) 같은 로맨스물부터 ‘시그널’(2016) 같은 수사물까지 숱하게 쓰인 타임슬립물을 또 하느냐는 비판과 데이비드 보위의 노래 제목에서 따온 영국 BBC 원작 명을 그대로 차용하면서 정체성이 한눈에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모든 것이 기대 이상이었다. 2018년 서울에서 혼수상태에 빠진 한태주 형사(정경호 분)가 꿈속에서 1988년 인성시에 살고 있는 강력 3반 식구들을 만나면서 잃어버린 기억과 미제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내용은 수사물과 복고물의 결합에 새로운 매력을 더했다.  
 
7~9월 방영된 '굿닥터' 일본판은 현지 인기에 힘입어 시즌2 제작을 검토 하고 있다. [사진 후지TV]

7~9월 방영된 '굿닥터' 일본판은 현지 인기에 힘입어 시즌2 제작을 검토 하고 있다. [사진 후지TV]

‘라이프 온 마스’가 한국적 리메이크의 새로운 성공사례를 보여줬다면, KBS2 ‘굿닥터’(2013)는 한국 원작이 어떻게 새로운 옷을 입고 재탄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미국 ABC에서 18부작으로 방영된 ‘굿닥터’(2017년 9월 25일~2018년 3월 26일)는 오는 24일 시작되는 시즌2를 통해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외과 의사의 성장 이야기를 원장의 투병기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반대로 일본 후지TV에서 방영된 ‘굿닥터’(7월 12일~9월 13일)는 주변 캐릭터를 걷어내고 주인공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방식을 택했다. 미국판 '굿닥터'는 AXN, 일본판 '굿닥터'는 채널 W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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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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