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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방북'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 "신뢰 쌓이면 금융·IT 경협 가능"

중앙일보 2018.09.21 20:33
 “남북 간 이해와 신뢰가 쌓이면 금융ㆍIT 분야까지 경제협력 사업이 가능할 것이다. 이번에 방북한 특별수행원 중에 벤처ㆍIT 분야 경제인이 포함된 것이 바로 그 시작이다.”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북한에 다녀온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은 21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특별수행원 명단이 발표됐을 때, 벤처ㆍIT 분야를 대표하는 장 위원장과 이재웅 쏘카 대표가 포함된 것을 두고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경협 관련 논의는 그간 주로 철도ㆍ도로 등 인프라와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등에만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특별수행원 중 경제인은 대기업과 경제단체 수장, 개성공단 관계자 등으로 꾸려질 것으로 예상됐었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김태윤 기자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김태윤 기자

장 위원장 역시 “갑작스럽게 발표가 됐다”고 입을 뗐다. 그러나 그는 곧 “혁신성장을 위해선 다양한 주체가 필요하고, 혁신성장과 관련해 남북관계라는 측면에서도 이런저런 고민을 해보라고 숙제를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18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이 평양으로 향하는 전용기에 탑승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18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이 평양으로 향하는 전용기에 탑승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방북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장 위원장은 “제조업 분야는 이른 시일 내에 효율적으로 경협이 자리 잡을 수 있다”며 “하지만 첨단산업 분야는 기존에 교류도 없었고, 서로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는 상황이라 아직 구체적인 판단을 하기엔 어렵다”고 매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다만 선결 조건이 있을 뿐, 향후 IT 분야에서도 경협 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그는 “전기ㆍ철도ㆍ도로 등 ‘물리적 인프라’ 이외에, 상호 신뢰를 이해를 기반으로 협력할 수 있는 ‘사회적 신뢰 인프라’도 함께 조성돼야 한다”며 “이런 신뢰만 쌓이면 금융ㆍIT 분야의 협력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남북 경협은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다. 이번 방북 인원에 IT 분야를 포함한 것도 그런 뜻일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산업 분야 역시 앞으로 북한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의미다.
 
북한의 4차산업 혁명 관련 준비 수준에 대해선 “짧은 기간이라 그에 관해 이야기를 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또한 “가장 먼저 경협이 가능한 분야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등 공기업 위주로 참여가 가능하고 기존에 협력 경험도 가지고 있는 분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과거에 경험이 없던 다른 산업은 역시 사전 교감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광화문 KT스퀘어 앞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위원회 현판식. 왼쪽부터 김영주 고용부 장관, 장병규 위원장,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뉴스1]

지난해 9월 광화문 KT스퀘어 앞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위원회 현판식. 왼쪽부터 김영주 고용부 장관, 장병규 위원장,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뉴스1]

개성공단에 대기업이 참여하는 문제에 대해선 “과거처럼 개성공단이 갑작스럽게 중단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면, 즉 그럴 가능성이 제로가 되지 않으면 판단이 쉽지 않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정상회담의 의의와 성과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는 “전체적으로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고 싶었다”며 “방북한 인원들도 전반적으로 ‘극진한 예우’를 받았다”고 말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곳으론 백두산을 꼽았다. 그는 “백두산을 갔을 당시, 그곳의 날씨와 풍광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며 “하늘도 남북의 평화와 정상회담을 돕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장 위원장은 ‘네오위즈’를 공동 창업했고, 온라인게임 업체 ‘첫눈’을 창업했다. 현재는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블루홀’의 이사회 의장이다. 청와대는 장 위원장을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으로 발탁하며 “국내 IT 업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스타트업 기업인들의 우상”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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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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