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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돌아갈 다리 불 질렀다" 방북 인사가 본 회담

중앙일보 2018.09.21 14:06
“남북관계는 9월 평양 공동선언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박원순 서울시장)”, “비핵화 의지를 밝힌 김 위원장 스스로 돌아갈 다리를 불 질러 버렸다. (최문순 강원지사)”. “남북 교류와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을 위한 진정성이 느껴졌다. (김재현 산림청장)”  
 

박원순 서울시장, 최문순 강원지사, 김재현 산림청장 등 기자간담회
최 지사 "김 위원장 스스로 비핵화로 돌아올 수없는 다리 건넜다"
김 청장 "뜨거운 환대를 보고 평화 정착에 진정성을 느꼈다"
김희중 대주교 “천지서 두 정상이 손잡은 장면 기억에 남아”

김정은 국무위원장(가운데)이 19일 평양 옥류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마친 후 박원순 서울시장과 악수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국무위원장(가운데)이 19일 평양 옥류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마친 후 박원순 서울시장과 악수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식 수행원으로 동행했던 주요 인사들이 보는 이번 남북정상회담 평가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동행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21일 서울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방북 기간은 문재인 대통령이 확고한 남북 평화로의 거대한 진전을 이룩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올해 연말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에 오면 적극적으로 협력해서 성공적인 결실을 거두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에서 엄청난 환대를 받아 그에 상응하는 환대를 해야 하는데 서울은 많은 인원을 동원하기 어렵다”며 “평양이 보여준 만큼은 쉽지 않겠지만, 중앙정부와 협의해서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 시장은 “이번 기회에 평양시 인민위원장, 노동당 평양시당 위원장과도 여러 차례 만날 수 있어 안면을 트고 여러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18일 오후 평양 중구역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면담에 앞서 김 상임위원장(가운데)이 최문순 강원지사와 인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18일 오후 평양 중구역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면담에 앞서 김 상임위원장(가운데)이 최문순 강원지사와 인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접경지역 자치단체장 자격으로 동행한 최문순 강원지사도 이날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정상회담과 평양공동선언으로 북한 비핵화와 개혁 개방은 돌이킬 수 없는 사실로 정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비핵화, 개혁 개방, 평화와 번영을 온몸으로 표현했고, 이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대한민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의지와 남북 정상의 의지를 받아 안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지사는” 북한 내부에서도 비핵화, 개혁 개방에 대해 완전한 합의가 이뤄져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최 지사는 "집단 체조 10만 관중 앞에서 문 대통령은 비핵화를 명시적으로 언급했고 관중은 큰 환호로 답했다. 이 장면이 북한이 비핵화로 가는 길을 선택했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지 분위기는 체제 선전과 반미 구호 등이 사라지고 김정은 위원장의 의사결정은 대담하면서도 권위를 탈피하려는 리더십도 접하게 됐다"는 소감도 밝혔다.
 
김재현 산림청장(왼쪽 셋째)이 21일 정부대전청사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 산림청]

김재현 산림청장(왼쪽 셋째)이 21일 정부대전청사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 산림청]

이와 함께 김재현 산림청장도 이날 정부대전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북측이 극진하게 대우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며 "북한 당국과 평양시민 등의 뜨거운 환영에 민망할 정도였고, 남북교류에 대한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 청장은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평양 주변 구릉성 산지에는 거의 나무가 없는 상황이었고, 순안공항에서 백화원 초대소로 가는 길은 비교적 조림이 잘 돼 있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또 “평양 공항에서 내려서 주변을 보니 가로수가 많이 심겨 있었다”며 “가로수는 메타세쿼이아, 은단풍, 아카시아, 플라타너스 등 빨리 자라는 나무 위주였고, 평양시내 가로수도 양버즘나무와 은행나무 등으로 관리가 잘 돼 있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평양에서 삼지연 공향으로 이동하다 보니 인구가 밀집한 지역은 산지가 훼손된 것을 볼 수 있었고, 특히 압록강 주변과 혜산 지역 등 해발고도가 높은 곳도 취락지역은 산림이 많이 황폐해져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인구가 없는 지역은 천연 상태의 산림이 잘 보존돼 있었다”고 김 청장은 전했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종교계 특별수행원으로 활동한 김희중 대주교가 21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동 천주교 광주대교구청 회의실에서 방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제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종교계 특별수행원으로 활동한 김희중 대주교가 21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동 천주교 광주대교구청 회의실에서 방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종교계 인사도 회담의 성과를 높게 평가했다. 김희중 천주교 광주대교구 대주교는 “이번 회담은 민족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획기적인 거사가 아니었는가 생각했다”며 “민족의 화해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어느 누구도 다른 뜻을 갖고 있는 분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주교는 김정은 위원장과 나눴던 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옥류관에 들어오면서 문 대통령에게 저를 물어봤다”며 “문 대통령께서 저를 소개했는데 김 위원장께서 ‘반갑습니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오찬을 가진 후 방북에 동행한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와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오찬을 가진 후 방북에 동행한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와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위원장께서는 관광산업이 발달한 스위스에서 유학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북측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잘 개발하면 번창할 것이라고 조언했더니 밝게 웃었다”며 “모든 면에서 굉장히 소탈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평양 시민들도 순수해 보였다”고 했다.  
 
김방현·최경호·박진호·임선영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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