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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뒤에도 관심 쏠리는 이 남자, 고이즈미 신지로

중앙일보 2018.09.21 14:03
자민당 총재선거 이후 정치권의 눈이 다시 이 한 남자에게로 쏠리고 있다. 바로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37)다. 다음달 1일 예정된 개각 명단에 그의 이름이 들어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음달 1일 개각 명단에 오를지 주목
차차기 유력 총리후보...막판 이시바 지지
아베 3기 내각 '개각의 꽃' 기용할 가능성

자민당 총재선거 과정에서 고이즈미가 누구를 지지할지는 선거 내내 초미의 관심사였다. 튀는 행보로 일약 ‘정치 아이돌’로 떠오른 그가, 대세인 아베 신조(安倍信三) 총리를 지지할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를 지지할지는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였다.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이 지난 1월 자민당 당 대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이 지난 1월 자민당 당 대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고이즈미는 선거 막판 당원투표가 끝난 20일에서야 이시바 전 간사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2012년 총재선거에서도 이시바 후보를 지지했던 그는 의리를 지키면서도 아베 총리를 최대한 배려한 모양새를 갖춘 것이다.
 
선거 당일 이시바 후보가 254표를 얻으며 예상 외의 선전을 하자 고이즈미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미 마음 속으로는 (이시바 지지를) 결정한 상태였다”라고 말했다. 그가 선거 막판까지 지지후보를 밝히지 않은 것이 실제론 이시바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이시바 후보 선전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고이즈미의 입각설은 정치권에서 꾸준히 거론되어 왔다. 고이즈미는 올해 37세로, 2009년 처음 국회의원이 당선된 뒤, 당 청년국장, 내각부 정무관 등을 지냈다. 이미 차기, 차차기 총리감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만큼 이제 남은 건 장관직 뿐이다. 이번 개각에서 장관직을 맡을 수 있지 않느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 [사진 고이즈미 신지로 페이스북]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 [사진 고이즈미 신지로 페이스북]

 
실제로 고이즈미는 “2020년 도쿄올림픽이 끝나면 저출산·고령화의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그에 맞춰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아베 총리의 임기가 끝나는 2021년 총재선거를 의식한 발언을 해왔다. “2021년 총재선거에 출마할 생각이냐”라는 질문에도 웃기만 할 뿐 부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베로서도 국민적 스타로 떠오른 고이즈미를 입각시키는 게 나쁜 카드는 아니다. 더구나 타후보를 지지했던 그를 기용함으로써 ‘적재적소’인사라는 점을 어필할 수도 있다. 정권과 각을 세웠던 인사를 입각시켜 내각 지지율을 만회하는 방식은 아베 내각이 여러번 애용해왔던 수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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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 다로(麻生太郎) 부총리, 스가 요시히데 (菅義偉) 관방 장관, 니카이 도시히로(二階敏弘) 간사장 등 ‘핵심 3인방’의 유임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고이즈미의 발탁은 ‘개각의 꽃’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고이즈미의 입각은 아베 정권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고이즈미 스스로가 “자민당에도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온 만큼 내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에게는 '호랑이 새끼를 키우는 격'이 되는 셈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의 차남으로 장래 총리 후보로 꼽히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33) 의원. [교도=연합뉴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의 차남으로 장래 총리 후보로 꼽히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33) 의원. [교도=연합뉴스]

 
입각시키더라도 누구에게 맡겨도 무난한 농림수산상이나 지방창생상을 맡기는게 주목도 받을 수 있고, 적절한 거리도 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정작 고이즈미 본인은 입각설에 대해 입을 굳게 닫고 있다. 고이즈미는 2015년 개각 때 아베 총리로부터 입각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한 바 있다. 당시 자위권 법제화 강행으로 여론의 반발을 일으켰던 아베 내각에서 개각의 ‘깜짝 흥행카드’로 고이즈미를 찍었지만 퇴짜를 놓았다.
 
고이즈미는 정권의 주변부에서 독자적 목소리를 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고, 그 판단은 틀리지 않은 셈이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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