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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문어', '금사과' 제수용품 비싼 가격에 상인도 손님도 한숨

중앙일보 2018.09.21 11:33
 18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시장에서 한 상인이 손님에게 문어를 판매하고 있다. 김정석 기자

18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시장에서 한 상인이 손님에게 문어를 판매하고 있다. 김정석 기자

"6㎏에 27만원입니다."
 
지난 18일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시장. 수산물을 파는 정재은(50·여)씨가 저울을 보면서 문어 가격을 말했다. 장바구니를 들고 섰던 주부는 가격을 듣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자리를 떴다. 정씨는 문어를 진열대에 도로 갖다 놓으며 한숨을 쉬었다.
 
경상도에는 '문어를 쓰지 않으면 차례를 지낼 필요가 없다'는 속담이 있을 만큼 필수 제수용품이다. 수산물을 주로 파는 죽도시장에선 명절 때마다 문어 구입 행렬로 북새통을 이뤘으나 올해는 값이 크게 뛰면서 쇼핑객도 상인도 모두 울상이다. 정씨는 “올 여름 폭염에 조업할 수 있는 날이 줄었고 양식도 할 수 없는 어종이라 공급 자체가 안된다"며 "대개 1㎏에 2만~2만5000원이던 문어 가격이 이번 추석에는 두배나 뛰었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시장. 김정석기자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시장. 김정석기자

 
문어 외에도 제수용품 가격이 대부분 올랐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전통시장 37곳의 제수용품 가격을 조사해 발표한데 따르면 국산 시금치는 400g이 7639원에 팔리고 있다. 400g은 삶아서 무치면 제사상에 한 주먹 정도 올릴 수 있는 양이다. 지난해엔 3306원에 팔렸으나 배 이상 비싸졌다. 역시 폭염과 폭우에 따른 작황 저조 때문이다.  
 
과일도 마찬가지다. 사과(부사)는 2.5㎏ 한 상자가 지난해 8889원이었으나 올해 1만4784원으로 66.3% 더 비싸졌다. 배(3.5㎏)도 1만3100원에서 1만6812원으로 28.3%가 올랐다.  
18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반송시장. 추석 대목을 앞두고도 평일처럼 오가는 이가 없어 한산하다. 위성욱 기자

18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반송시장. 추석 대목을 앞두고도 평일처럼 오가는 이가 없어 한산하다. 위성욱 기자

경남 창원시 반송시장 노점에 나온 사과와 배 지난해보다 2배이상 가격이 올라 '금사과' '금배'로 불린다. 위성욱 기자

경남 창원시 반송시장 노점에 나온 사과와 배 지난해보다 2배이상 가격이 올라 '금사과' '금배'로 불린다. 위성욱 기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27개 제수용품의 평균 가격 상승률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통시장은 전년비 7.2%, 대형마트는 4.6%가 올랐다. 경남 창원 반송시장에서 과일가게를 하는 김모(60)씨는 “손님들이 가격을 물어본 뒤 대부분 혀를 내두르면서 발길을 돌린다”며 “안 그래도 장사가 안 되는데 가격이 비싸지니 최소량만 구입해가는 바람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공단 측은 이번 추석 차례상 차리는데 드는 비용(4인 기준)이 전통시장에서는 평균 24만3614원, 대형마트에서는 31만252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창원·포항=위성욱·김정석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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