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라전망대에서 여행객이 휴전선 너머 개성공단을 보고 있다. 양보라 기자
올해는 분위기가 한결 밝아졌다.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희망의 여행지로 변모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도라전망대·제3땅굴 등 파주의 주요 안보 관광지 입장객은 35만8000명에 달했다. 지난해 동기(29만7000명)보다 20% 늘었다. 명절을 앞두고 파주 안보관광을 다녀왔다. 자녀와 함께 나들이에 나선 가족 여행객과 호기심을 안고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이 북적였다. 파주는 평화로웠다.
안보 관광지로 주목 받는 파주
외국인 북적이는 DMZ 트레인
가을 소풍 떠나기 좋은 임진각
스카이워크로 변신한 옛 철교
민통선 북쪽 순환하는 버스도
한가위에 돌아보는 이산의 아픔
여행수단으로 파주 안보관광 패키지 상품을 이용했다. 용산역과 도라산역을 오가는 관광열차 ‘DMZ 트레인’과 도라산역에서 출발하는 파주 DMZ 투어를 결합한 기차여행 상품이다.

용산역과 도라산역을 잇는 관광열차 DMZ 트레인. 양보라 기자
용산역을 출발한 열차는 오전 11시 23분 임진강역에 도착했다. 승객 모두 임진강역에서 내려야 했다. 임진강역과 도라산역 사이에 민통선이 그어진 까닭이었다. 임진강역 역사에서 신분증을 검사받고 다시 기차에 올랐다.
임진강을 지나면서 차창 밖으로 끊어진 다리가 보였다. 한국전쟁 당시 파괴된 경의선 상행선 철교였다. 폭격에 파괴된 다리를 눈앞에 두니 한반도가 휴전 상태라는 사실이 실감 났다.
도라산역에 도착했다. 경의선(서울~신의주) 철도가 다니는 도라산역은 민통선 이북에서 운영되는 유일한 역사다. 이색적인 요소가 가득한 역사는 테마파크처럼 보일 정도였다. 평양까지 205㎞ 남았다는 표지판은 물론이고, 굳게 문이 닫힌 남북출입국사무소도 그러했다.

도라산역의 평양방면 승차장에서 여권을 들고 사진을 찍는 외국인관광객. 양보라 기자
“북한을 기차로 여행할 수 있으면 다시 한국에 올 거야.”
도라산역에 전 세계 여행객이 찾아올 날이 머지않았을 거라 생각했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제3땅굴

북한 땅을 내려다볼 수 있는 도라전망대. 양보라 기자
외국인은 파주 안보관광 여정 중에서 땅굴을 인상적인 장소로 땅굴을 꼽는다지만, 한국인의 눈에는 도라전망대가 더 이채롭다. 땅굴에서는 실체가 없는 북한을 만나는 느낌인데 반해 도라전망대에서는 눈앞에서 북녘 땅을 내다볼 수 있어서이다. 도라전망대는 원래 남방한계선에 자리 잡은 OP(관측소)였다. 국방부가 OP를 폐쇄하고 87년 일반인에게 개방했다.
육군학생군사학교(ROTC) 1기 출신이라고 소개한 최욱재(78) 해설사는 “도라산 일대는 1년 중 300일이 흐린데, 화창한 날에는 개성 송악산(488m)이 보인다”고 일러줬다. 다행히 구름 없이 맑은 하늘이었다. 개성 공단이 또렷하게 나타났다.
예정대로라면 도라산역에서 하행선을 타고 서울로 돌아와야 했지만, 임진강역에서 내렸다. 임진각을 둘러보고 싶었다. 실향의 아픔만 가득할 것이라 생각했던 임진각에는 행복한 기운이 가득했다. 2005년 임진각 주변에 조성된 잔디 언덕에 돗자리를 깔고 가을볕을 즐기는 연인과 가족 여행객이 눈에 들어왔다.

잔디언덕과 바람개비 조형물이 어우러진 임진각 평화누리. 양보라 기자

지난해 3월 개장한 임진각 내일의기적소리 스카이워크. 양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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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