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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긴장완화 위한 군사합의, 국민 불안과 동맹 균열은 막아야

중앙일보 2018.09.21 00:18 종합 30면 지면보기
그제 남북 군사당국이 서명한 군사합의서는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고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냉전 유산인 비무장지대(DMZ)에서 감시초소(GP)를 철수하고 지상·해상·공중에 완충공간을 둬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는 게 핵심이다. 비무장지대 등에서 공동 유해발굴이나 남북관리구역에서 통행·통신·통관 등 이른바 3통을 군사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대책도 강구하기로 했다. 언제나 긴장이 감도는 한강 하구를 남북이 공동으로 이용하기로 합의한 점도 의미가 있다. 남북이 냉전 구도를 해체하고 공동 번영을 위해 한 발짝 더 나아가기 위한 행보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청와대는 이번 합의를 “실질적 종전선언”이라고 했다.
 
그런 만큼 군사합의에서 우리의 군사역량을 축소할 정도로 양보한 측면도 있다. 이 가운데 군사분계선(MDL)을 기준으로 한 비행금지구역은 속도가 빠른 남북한 공군 전투기들이 서로 접근할 수 있는 개연성 자체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전방 지역에서 무인정찰기의 비행금지는 우리 군의 북한군에 대한 정찰·감시 기능을 무력하게 만들 소지가 크다. 우선 수천억원을 투입해 사단·군단에 배치한 무인정찰기부터 쓸모없어졌다. 이는 국방부가 중대·대대·연대에까지 무인기를 배치하기 위해 엄청난 국방비를 쏟아붓고 있는 현실과 모순된다. 여기에다 현대 전쟁에서 무인기의 역할이 매우 큰 점을 잊어선 안 된다.
 
합의서에서 규정한 ‘적대행위’ 용어도 다시 생각해 볼 사안이다. 우리 군은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북한군 도발에 대비해 방어 차원에서 군사활동을 한다. 그런 활동들을 적대행위로 규정하면 우리 군의 기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GP 철수는 이번처럼 동수(同數)가 아니라 비례적으로 철수해야 DMZ가 안정된다. 서해 완충수역·평화수역·시범적 어로구역 설정도 신중히 해야 한다. 북한 함정이나 민간인을 위장한 북한군이 인천 앞바다에 있는 덕적도까지 들어오면 수도권이 위험해질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이번 군사합의는 국민 불안과 한·미 동맹 균열 등을 초래할 위험이 남아 있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미국과 긴밀한 협의와 함께 대국민 설명 및 국회 보고 등을 통해 검증받는 절차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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