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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이전프로젝트] "어떻게 집 가지" 세종청사 공무원 한숨

중앙일보 2018.09.21 00:04
“아침에 눈 뜨면 ‘오늘은 또 어떻게 돌아오지’ 하고 한숨부터 쉬어요.”

 
정부세종청사 중앙부처의 한 과장은 이렇게 말했다. 세종시에서 국회로 출근하며 KTX에 몸을 실었다면, 국회에서 세종으로 퇴근할 때에는 그만한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바쁘면서도 고달픈 세종시 공무원들의 삶을 들여다보기 위해 국회이전프로젝트 대학생 서포터즈인 민예람 리포터가 그들의 퇴근길을 추적했다.
 
[민예람 리포터] PD님, 이제 지하철을 타고 어디로 가면 될까요?
[PD] 근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택시를 타야 할 거 같아요.
 
국회 업무가 끝나더라도 공무원들의 업무 일과가 종결된 건 아니다. 젊은 사무관들부터 과장, 국장에 이르는 공무원들 모두가 퇴근하기 바쁘다. 여의도역과 국회의사당역이 있는 9호선에서 빠져나와 다시 세종으로 발길을 돌려야 하기 때문이다. 회의가 늦게 끝나기라도 하는 날에는 흔히 ‘지옥철’이라고 불리는 지하철 시간대를 피하기 위해 택시를 통해 이동한다. 하지만 세종시 공무원들에게 서울에서 택시를 타는 일은 이제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버렸다.
 
[민예람 리포터] 국회 한번 왔다 가면 진짜 여행을 하는 기분이에요.
 
택시에 몸을 실은 민예람 리포터는 고민에 빠졌다. 오송역으로 가는 BRT를 타려 하니 집까지 연결된 버스가 없어 고민이고, 바로 KTX를 타기에는 자리가 얼마 남아있지 않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신도림역에 세종청사 통근 버스가 있긴 하지만, 이미 줄을 서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다. 
 
세종시 공무원들의 서울 출퇴근은 공무원들만의 고민거리가 아니다. 세종시 공무원들의 무료 통근 버스는 단기 운영할 목적으로 운행되었다. 하지만 국민 세금을 쓰는 통근 버스가 지속해서 무료로 운영되었고, 세종에 정착하지 못하는 공무원들의 수요는 점차 줄고 있다. 행정자치부의 ‘2018년도 세입·세출 예산 개요’에 따르면 정주 여건 안정화에 따른 공무원 통근 버스 감축 운행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통근 버스에는 100억원을 웃도는 예산이 들고 있다.
 
 ▲행정안전부 ‘2018년도 세입 세출 예산 개요-공무원 통근버스 운행

▲행정안전부 ‘2018년도 세입 세출 예산 개요-공무원 통근버스 운행

  
[민예람 리포터] 출퇴근하면서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들을 모두 이용한 거 같아요.
 
민예람 리포터는 BRT 1001번 노선을 이용해야 집 방향으로 갈 수 있다. 하지만 1001번을 눈앞에서 놓쳐 17분을 기다리게 됐다. BRT에서 내리면 자전거가 기다리고 있다. 세종시에서는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를 내걸어 어디서나 손쉽게 자전거 접근을 용이하게 했다. 특히 정부청사가 있는 신도시는 자전거 교통 분담률이 20%에 달해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는 세종시 공무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출근 시 업무 때문에 자가용을 가져오지 못한 세종시 길 과장, 길 부장은 지친 몸을 이끌고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가야 하는 피곤한 현실이 기다린다.
 
서울과 세종을 오가는 공무원들에게 서울에서 퇴근 후 세종시 집까지 가는 것은 고난의 연속이다. 이를 해소하려면 세종 시내를 운행하는 버스를 늘리고, 노선을 많이 만드는 게 필요하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국회와 이와 관련된 부처들이 이전하거나 국회 분원을 세종시에 설치하는 일이 될 것이다.

 
곽지훈(미국 뉴욕 스토니브룩대 기술경영학 3) · 민예람· 유수빈(충남대 행정학부 3) 국회이전프로젝트 대학생 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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