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북, 빈으로 오라” 핵사찰 기구 옆에서 핵담판하자는 미국

중앙일보 2018.09.21 00:03 종합 3면 지면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허리케인 ‘플로렌스’ 피해 지역인 노스캐롤라이나주 콘웨이를 방문해 초기 대응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곧 만날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우리는 그럴 것(We will be)“이라고 말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허리케인 ‘플로렌스’ 피해 지역인 노스캐롤라이나주 콘웨이를 방문해 초기 대응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곧 만날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우리는 그럴 것(We will be)“이라고 말했다. [AP=연합뉴스]

미국이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 장소로 오스트리아 수도 빈을 지목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가능한 한 빨리 만날 것을 북한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협상 날짜를 확정하기도 전에 ‘오스트리아 빈’을 콕 집어 제안했다.  
 

폼페이오, 협상 날짜도 잡기 전에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장소 지목
향후 핵 검증 염두에 둔 선택인 듯

빈은 유럽의 대표적인 도시 중 하나지만 북한과 미국이 그간 이곳에서 만난 적은 없다.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무대는 스위스 제네바였고, 지난 북·미 정상회담 장소는 싱가포르였다.
 
미국은 오스트리아가 중립국이란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뿐 아니라 북한도 대사관을 두고 있는 만큼 북한이 꺼릴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영국 런던, 이탈리아 로마 등 여러 유럽 도시에 자국 대사관을 두고 있지만 이 중 북·미 양국에 모두 중립적인 지역은 스위스 베른과 오스트리아 빈 정도다.
 
관련기사
 
국제원자력기구(IAEA),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등 주요 핵 관련 국제기구가 빈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 또한 의미심장하다.  
 
북한의 핵 사찰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미국이 향후 핵 검증을 염두에 두고 빈을 택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폼페이오 장관이 성명에서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IAEA 사찰단의 참관 아래 영변의 모든 시설을 영구히 해체하는 것을 포함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재확인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힌 점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향후 북·미 핵 협상은 핵 사찰 등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가 전제돼야 한다는 미국의 의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빈은 역사적 상징성이 있는 도시다. 냉전이 한창이던 1961년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은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을 이곳에서 만났고, 79년 지미 카터 미 대통령 역시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소련 서기장을 빈에서 만났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집권 당시 미국이 대표적인 ‘적국’ 이란과 만나 핵 합의를 타결한 곳 역시 이 도시였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