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0만 명 까먹고 들어가” … 9월 취업자 증가폭 마이너스 되나

중앙일보 2018.09.21 00:02 종합 14면 지면보기
정부가 ‘9월 고용동향’ 때문에 벌써 고민이 빠졌다. 지난 7·8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두 달 연속 5000명 이하를 기록한 데 이어 9월에는 아예 마이너스로 내려앉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탓이다. ‘쇼크’ 정도가 아닌 ‘참사’ 수준의 고용 성적표가 나온다면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불만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지난해 9월 취업자 10만 명 증가
고용 부진, 기저효과도 기대 못해
올해는 추석 연휴 휴무까지 끼어
정부 이어 증권업계도 부정적

우선 9월에는 ‘기저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비교 시점인 지난해 취업자가 줄어들면 올해 취업자가 상대적으로 많아 보이는 착시 효과가 나타나는데, 이것이 바로 ‘기저효과’다. 그러나 올해는 취업자 수를 상대적으로 더 적게 보이게 하는 반대 방향의 효과가 나올 전망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관련기사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0만8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런데 지난해 9월에는 이 수치가 31만4000명으로 늘었다. 올해 9월은 8월보다 ‘전년 동기 대비’ 비교 대상이 10만6000명 많아진 것이다.
 
이는 지금과 같은 ‘고용 한파’가 유지되는 한 수치가 회복세로 전환하기 힘들어졌다는 얘기다. 예컨대 이달 취업자 수가 전달과 같은 2690만 명을 기록하더라도, 지난해와 비교한 취업자 증가 폭은 ‘10만 명 감소’가 되는 것이다.
 
그나마 정부가 기대하고 있는 것은 ‘추석 효과’다. 일반적으로 추석 연휴를 앞둔 시기에는 선물 배송이나 상품 판매·포장, 과실 수확, 수하물 적재 등의 단기 일자리가 늘어난다. 통계청은 매달 15일이 포함된 일주일간 취업자 수를 조사하는데, 올해 추석 연휴 일정(22~26일)을 감안하면 조사 ‘타이밍’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10월에 있던 추석 연휴가 올해는 9월에 있다”며 “장기 휴무에 따른 일자리 감소가 ‘추석 효과’를 상쇄하기 때문에 고용 흐름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9월은 통계상 10만 명을 까먹고 들어가기 때문에 좋지 않은 숫자가 나올 것”(김동연 부총리), “9월에는 추석 연휴 등으로 인해 고용지표가 더욱 나빠질 수도 있다”(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등 정부 당국자가 언론에 밝힌 입장도 비관론에 무게가 실린다.
 
시장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증권업계에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많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하반기는 취업자 수가 전달보다 많이 늘지 않는다. 매년 9월의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전달 대비 3만~12만 명에 그쳤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9월 취업자 수가 전달 대비 7만 명 증가한다면 전년 같은 달 대비로는 3만4000명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정책 변화가 없는 한 고용부진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오재영 KB증권 이코노미스트도 “민간 부분에서 고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고용시장 부진은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정부는 정책 효과에 따른 일자리 증가 효과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말이면 조선과 자동차 부문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내년부터는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 정부 일자리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에는 올해 고용지표 악화에 따른 기저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2월부터 ‘고용 쇼크’가 시작됐기 때문에 내년 2월부터는 고용지표가 상대적으로 좋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기재부는 일자리 관련 경제정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포용성장과를 ‘경제구조개혁총괄과’로 확대 개편하고, ‘일자리경제지원과’도 신설했다.
 
한편 이날 열린 ‘건전재정포럼’ 정책토론회에서는 일자리 정책에 대한 다양한 조언이 쏟아졌다. 윤희숙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일자리 예산과 일자리 창출을 구분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배국환 재정성과연구원 이사장은 “해외에서 돌아오는 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등 제조업 기반을 튼튼히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손해용·장원석 기자 sohn.yo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