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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세페 코앞인데 … 정부는 강 건너 장 구경

중앙일보 2018.09.21 00:02 경제 1면 지면보기
국내 최대 쇼핑 관광축제인 2018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오는 28일부터 10월 7일까지 열린다. 20일 서울 명동거리에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국내 최대 쇼핑 관광축제인 2018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오는 28일부터 10월 7일까지 열린다. 20일 서울 명동거리에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열흘간의 일정으로 열리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2018 코리아 세일 페스타(코세페)’가 28일 개막한다. 올해는 특히 추석 연휴와 중국 국경절 일정까지 겹쳐 침체한 소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행사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개최 자체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고, 행사 기간과 주최 예산도 대폭 줄어 경제적 효과가 반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D-7
강남·명동 … 800개 브랜드 참여
기간 줄고 정부 지원 30% 삭감
홍보 안 돼 경제효과 줄어들 우려
“이럴 거면 민간 행사로 바꾸자”

올해 코세페는 서울에선 강남·명동·동대문·홍대·삼성역 등 5곳에서 행사가 열리며, 지방에서도 문화·관광·쇼핑 행사가 준비됐다. 주최를 맡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백화점과 대형상점, 전통시장은 물론 온라인쇼핑몰까지 연중 최다인 700~800여 개의 브랜드가 참여하는 세일 행사를 기획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세일에 참여하는 브랜드는 최대 800여 개에 달하지만, 참여 업체 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2016년엔 341개, 지난해엔 446개가 참여했다.
 
살 만한 제품이 적다는 예년의 지적에 2016년부터 삼성전자·LG전자 등 가전 업체도 참여하는 것으로 폭을 넓혔다. 올해도 이들 업체가 건조기와 올레드 TV 등을 할인해 판매한다. 코세페는 그간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더니 별로 싸지 않다. 평소 세일 폭과 차이가 없다”는 소비자의 불만을 사 왔다.
 
하지만 세일 폭 면에선 올해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일부 백화점 등이 ‘80% 세일’을 앞세우고 있지만 이에 해당하는 품목은 제한적이다. 대부분은 세일 폭이 20~30%에 그친다. 일부에선 “특히 면세점 같은 곳은 연중 세일인데 행사 기간에 오히려 할인 폭이 적어진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코세페 때마다 되풀이된 “평소 세일 행사랑 차이가 뭐냐”는 불만이 올해도 터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해는 행사 기간도 짧아졌고, 정부의 행사 예산도 대폭 줄었다. 지난해에는 34일간 개최됐지만, 올해는 단 10일 동안만 열린다. 또 산업부가 배정받은 행사 비용도 지난해에는 50억원이었지만, 올해는 34억5000만원으로 줄었다. 정부 일각에서조차 “박근혜 정부 때 시작된 행사다 보니 현 정부는 소극적이다”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의 역대 실적

코리아 세일 페스타의 역대 실적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2015년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란 이름으로 시작됐다. 2016년부터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로 공식 명칭이 바뀌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존 행사 기간이 너무 길어 임팩트가 적다는 지적에 따라 행사 기간을 줄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예산은 복지비 등을 늘리다 보니 삭감됐고 내년엔 더 줄어들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는 코세페의 경제적 효과 반감도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해 코세페 행사 당시 주요 유통 업체의 매출액은 전년 행사 때보다 5.1%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외국인 방문이 전년보다 27%나 줄었던 것을 고려하면 선전한 실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산업부는 코세페로 인해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지출과 국내총생산(GDP)이 각각 0.13%포인트(P), 0.06%포인트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제 효과도 분명하고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는 행사에서 정부가 발을 빼려는 모습을 보면 아쉽다”며 “그럴 거면 차라리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 행사로 바꾸고, 참여 업체 자신도 소비자가 깜짝 놀랄 만큼 세일 폭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영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한국유통학회 회장)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처럼 할인 폭이 강력해야 소비자들도 ‘코세페 때 아이템 획득하겠다’며 참여가 높아진다”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식이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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