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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차 벤틀리야” 과시욕 이용해 ‘무등록 슈퍼카’ 불법 임대

중앙일보 2018.09.20 13:56
마세라티‧벤틀리 등의 슈퍼카를 사업용으로 등록하지 않고 임대 사업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슈퍼카 68대로 7개월 간 10억원 부당 이득 취해
하루 180만원이지만, 임대 횟수 1300회 넘어

서울 서부경찰서는 사업용이 아닌 자동차를 돈을 받고 임대한 혐의(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로 렌트업체 운영자 정모(57)씨와 동업자 김모(25)씨 등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마세라티‧람보르기니 등의 수퍼카를 사업용으로 등록하지 않고 임대 사업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렌트카를 보관하던 경기 광명시 차고지 모습. [사진 서울 서부경찰서]

마세라티‧람보르기니 등의 수퍼카를 사업용으로 등록하지 않고 임대 사업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렌트카를 보관하던 경기 광명시 차고지 모습. [사진 서울 서부경찰서]

정씨 등은 지난 1월부터 7개월 동안 마세라티‧벤틀리‧아우디‧페라리 등 슈퍼카 68대로 임대 사업을 해 10억원의 부당 이득 챙긴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경기도 광명시에 약 150평 규모의 차고지를 두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으로 홍보하며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차량과 수익을 관리하는 관리담당과 SNS를 이용해 홍보하는 홍보담당‧알선담당 등으로 역할을 나눠 임대업을 조직적으로 운영했다.
 
렌터카를 사업용으로 등록하면 번호판에 ‘허’ ‘호’ ‘하’ 자가 들어가는데, 이들은 개인 번호판으로 임대해 준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홍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슈퍼카 임대비로 하루에 받은 비용은 80만~240만원이다. 지난 7개월 간 사람들이 이 업체를 통해 차량을 임대한 횟수는 1300회가 넘는다. 경찰 관계자는 “슈퍼카를 자신의 소유인 것처럼 과시하고 싶은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경찰조사 결과 정씨 일당은 중고차를 구매하거나 리스해 슈퍼카를 확보했다. 이 중 일부는 슈퍼카를 소유한 차주들이 개인 위탁을 맡기고 수익을 나눠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카를 구매하거나 리스한 개인이 비용 감당이 안 되자 정씨 업체에 자신의 차를 제공한 것이다.
 
경찰은 또 보험료를 허위로 청구한 정비업체 대표 박모(25)씨 등 6명도 이들과 함께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 등은 고장 난 페라리 차량이 정비과정에서 추락해 파손된 것처럼 위장해 보험료를 허위 청구하는 방법으로 3억여원을 편취하려고 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차량 정비업체의 사용자 배상책임보험이 자동차보험과 달리 사고 발생 경위 등을 확인하는 절차가 상대적으로 미비하다는 점을 악용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무등록 렌트업체는 보험‧차량관리 등이 부실해 이용자가 교통 및 사후처리 과정에서 큰 위험을 겪을 수 있다”면서 “반드시 등록된 사업체를 확인하고 차량을 대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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