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터넷은행법' 20일 국회 통과 유력...민주당 '반란표' 주목

중앙일보 2018.09.20 06:00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정무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지분 제한)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의결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겼다. [뉴스1]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정무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지분 제한)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의결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겼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의 ‘금융 규제 개혁 1호 법안’인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다. 여야는 지난달 7일 문 대통령의 요청 이후 40일 넘게 줄다리기를 하다 이번 합의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명확히 반대 의사를 표한 의원들이 적지 않은 데다, '울며 겨자 먹기’로 찬성표를 누르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는 상황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내 반발이 끊이지 않자 "원내지도부 책임 하에 처리하겠다"며 밀어붙였지만, 부결될 경우 엄청난 타격을 입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
 
집권여당인 민주당 입장에선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제한) 완화의 물꼬를 터준다는 이 법안의 상징성이 골칫거리다.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서라고는 하지만 은행업을 할 수 있는 자격이 많이 완화됐다. 그 자격심사는 금융위원회가 하게 되는데, 심사기준을 법안이 아닌 시행령에 담았다. 
 
민주당 내에선 “시행령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손댈 수 있다. 불완전 입법이다”라며 반발하는 의원들이 있다. 이학영 민주당 의원은 19일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특례법은 재벌을 배제한다는 대원칙을 지키지 못했고, 산업자본의 은행업 진출에 대한 보완책도 부족하다”며 “정권이 바뀌면 언제든지 고칠 수 있는 시행령에 은산분리 완화 대상 등 주요 내용을 담은 것은 은산분리 원칙 훼손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은산분리 규제완화를 골자로 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제정안이 19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의결됐다.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반대 의견을 말하고 있다.[연합뉴스]

은산분리 규제완화를 골자로 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제정안이 19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의결됐다.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반대 의견을 말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18일 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박영선ㆍ박용진ㆍ우상호ㆍ우원식 의원 등이 반대 논리를 폈다. 우상호 의원은 “박근혜 정부 당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추진했던 인터넷은행법과 지금 논의되는 법안의 취지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야당일 때 반대하던 걸 찬성하라니 자존심이 상한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당내 ‘반란표’가 30명 이상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제정안의 핵심 골자는 KT와 같은 산업자본의 인터넷전문은행 지분 상한을 기존 은행법 기준 4%에서 34%로 높이는 것이다. 재벌의 사금고화 논란을 감안해 삼성·LG 등 개인 총수가 있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자산 비중이 50% 이상인 기업의 경우 인터넷은행을 경영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

 
인터넷은행의 대주주가 될 수 있는 대상은 법률로 제한하지 않고 출자능력, 재무상태 및 사회적 신용, 경제력 집중에 대한 영향, 정보통신업 영위 회사의 자산 비중 등을 감안해 시행령에서 규정하도록 했다. 
 
이 부분은 19일에도 논란이 됐다. 정무위 전체회의에 앞서 열린 법안심사 제1소위에서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가장 중요한 은산분리 완화대상을 시행령에 넣는다는 건 정부에 과도하게 자의적인 권한을 주는 것이고 법적 안정성을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지 의원이 반대 의견을 내고 퇴장한 후 법안이 통과됐다.
 
정의당은 당론으로 반대하고 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국민들이 재벌 독식과 갑질 경제구조에 분노하고 재벌의 경제력과 영향력 집중은 더 이상 안 된다고 외쳐왔음을 상기해 달라”며 “재벌의 은행 지분 34% 소유 법안에 비토권을 행사해 달라”고 말했다.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도 19일 페이습구에서 "정부여당이 끝내 은산분리 원칙을 허물겠다고 한다. 내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하는 내용은 당초의 안 보다 더 위험하다"며 "대주주 요건을 시행령에 위임해 향후 국회 심의도 거치지 않고 삼성은행, 현대은행이 가능해지도록 한 것"이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