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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대신 아파트 베라"···2007 '보유세폭탄' 악몽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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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 중앙일보 부동산팀장 ahnjw@joongang.co.kr

"세금 대신 아파트 베라"···2007 '보유세폭탄' 악몽 재현

중앙일보 2018.09.20 03:27
2007년 급등한 공시가격안 발표를 다룬 그해 3월 15일자 중앙일보 1면 머릿기사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

2007년 급등한 공시가격안 발표를 다룬 그해 3월 15일자 중앙일보 1면 머릿기사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

올 아파트 공시가격 급등…보유세 충격파 
은마 34평 250만→631만원
 
10여년 전 2007년 3월 15일 자 중앙일보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전날 발표된 그해 1월 1일 기준 공시가격 안을 다뤘다. 공시가격은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 금액이다.  
 
당시 중앙일보는 3개 면에 걸쳐 관련 기사를 실었다. 시장 반응 제목은 ‘팔 수도 버틸 수도…퇴로가 없다’였다. “세금 대신 아파트 베어가라”는 격한 시민 멘트도 실렸다. 2006년 집값 급등 후폭풍이었다. 
 
올해 집값 급등, 종부세 인상 등으로 내년 보유세 부담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2007년이 겹쳐진다. 역대 최강의 보유세 폭풍이 몰아쳤던 해다.
 
2006년은 2000년대 중반 집값 급등 절정기였다. 그해 전국 집값 상승률이 11.68%로 한국감정원이 가격 동향을 조사한 2003년 이후 지금까지 최고다. 그해 아파트는 13.92%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23.46% 올랐고 강남권도 비슷한 상승률을 보였다.
 
3월 중순 예정 가격 공개에 이어 4월 말 정부는 공시가격을 확정 발표했다. 공동주택(아파트·연립주택·다세대주택) 상승률이 22.8%였다. 역대 최고다. 지역별로 경기도가 31%로 가장 많이 올랐다. 과천이 전국 최고 상승률(49.2%)을 기록했다. 재건축의 힘이었다. 서울 상승률은 28.5%였다. 강남권은 28~32% 선이었다.  
 

정부는 “지난해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고가·대형아파트와 강남권 및 수도권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분이 그대로 올해 공시가격에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자료: 국토부

자료: 국토부

공시가격이 급등하면서 자연히 보유세가 눈덩이처럼 불었다. 종부세 대상이 2006년 32만7797명에서 46만8529명으로 14만여명(43%) 급증했다. 1인당 종부세가 230만원에서 340만원으로 증가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 84㎡ 공시가격이 6억8100만원에서 10억800만원으로 48% 올랐고 보유세가 216만8400만원에서 580만7700원으로 1.7배 올랐다. 재산세가 144만원에서 216만원으로 올랐고 종부세가 36만원에서 267만원으로 급증했다. 
 
공시가격이 4억4400만원에서 7억1000만원으로 60% 급등한 과천 부림동 주공8단지 전용 84㎡의 보유세가 102만원에서 225만6000원으로 121% 상승했다.
 
당시 보유세 부담 상한은 300%였다.  
 
보유세 걱정으로 공시가격 하향 요구가 봇물이었다. 아파트 단지들에 공시가격 조정 요청 진정서를 제출하기 위한 서명 동참 알림장이 붙기도 했다. 
 
정부에 접수된 공시가격 조정 요구 5만6000여건 중 하향이 96.5%인 3만4000여건을 차지했다. 
 
공시가격 급등과 보유세 폭탄 예고는 강남권 집값을 끌어내리는 결정타가 됐다. 양도세 중과 등 각종 규제로 2007년 들어 강남권 아파트값은 2월부터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다 3월 공시가격 안이 발표된 뒤 급매물이 늘면서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보유세를 피하려면 5월까지 매도해야 한다. 
 
강남구 아파트값 월간 변동률이 2월 -0.04%에서 3월 -0.07%로 하락 폭을 키우더니 4월엔 -0.74%, 5월엔 -0.66%로 급락했다.
 
2007년 1월 초 13억8500만원까지 올라간 대치동 은마 전용 84㎡ 실거래가격이 5월 말 10억9800만원까지 3억원 가까이 내려갔다.  
 
2007년 공시가격은 내년을 미리 보는 듯하다. 정부는 올해 집값 급등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분을 공시가격에 최대한 반영해 내년 공시가격을 현실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이 4.7% 올랐고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10.2% 상승했다. 올해 서울 아파트값이 8월까지 이미 지난해 상승률을 뛰어넘는 5.6% 올랐다. 강남권이 6~8% 선이다. 개별 단지를 보면 20~30% 오른 경우가 적지 않다.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대책까지 더해져 내년 공시가격은 10%를 훨씬 넘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 내년 보유세 불안이 커지고 있다. 내년 공시가격 상승률이 2007년보다 낮겠지만, 관건은 상승 폭이다. 상승률이 아닌 금액으로 보유세를 매기기 때문이다. 2006년보다 현재 집값이 훨씬 비싸 상승률이 낮아도 상승 금액은 더 많을 수 있다.  
종부세율

종부세율

2006년과 2007년 사이엔 세율 변화가 없었다. 내년엔 세율이 1주택자 최고 0.7%포인트, 2주택 이상자는 중과돼 1.2%포인트까지 오른다.
 
올해 10억원인 공시가격이 내년 20% 올라 12억원이 되면 보유세가 321만원에서 450만원으로 40% 늘어난다. 30% 뛰면 보유세는 523만원으로 63% 상승한다.    
 
공시가격 5억원, 10억원인 집 두 채를 가진 경우 올해 총 보유세는 711만원이다. 공시가격이 20% 오르면 1458만원으로 105%, 30% 뛰면 1674만원으로 135% 급증한다.  
 
이번 9·13대책의 진짜 위력은 내년 공시가격에서 나오는 셈이다. 내년 3월 나올 공시가격 안에 주택시장이 벌써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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