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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추석에 반드시 뒷좌석 안전벨트를

중앙일보 2018.09.20 00:44 종합 29면 지면보기
이승호 복지팀 기자

이승호 복지팀 기자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명절 연휴가 끝나면 제도 하나가 바뀐다. 28일부터 모든 도로에선 차 앞좌석 뿐 아니라 뒷좌석에서도 안전벨트를 매야 한다. 고속도로·자동차 전용도로만 의무였으나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이 일반도로로 확대된다. 적발된 운전자는 과태료 3만원을 내야 한다. 13세 미만 어린이가 탔으면 6만원으로 늘어난다.
 
한국에서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은 아직 낯설다. 질병관리본부의 ‘2017 지역사회 건강 조사’를 보면 운전자석과 조수석의 안전벨트 착용률은 각각 85.7%, 79.9%지만 뒷좌석은 13.7%에 그쳤다. 뒷좌석 착용률이 70~90%에 이르는 독일·영국·미국 등과 차이가 크다. “굳이 뒷좌석까지 안전벨트를 맬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보험개발원이 지난 7월 자동차기술연구소에서 충돌실험을 했다. 뒷좌석에서 안전벨트를 매지 않으면 맸을 때보다 머리에 중상을 입을 가능성이 성인은 3배, 어린이는 1.2배 높았다. 교통안전공단의 지난해 실험에선 뒷좌석에 세 살 배기 아이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채 사고를 당하면 머리에 중상을 입을 가능성이 99.9%였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영상을 보면 이해하기 편하다. 유튜브에 ‘뒷좌석 안전띠’로 검색하면 관련 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시속 50~80㎞로 달리던 차량이 벽면에 부딪히는 실험이 대부분이다.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뒷좌석의 사람 모형은 에어백도 없이 앞좌석이나 천장, 유리창에 부딪힌다. 차 밖으로 튀어나갈 정도로 큰 충격을 받는다. 2014년 아이돌그룹 레이디스코드 멤버 2명이 교통사고로 숨졌다. 그중 1명은 사고 직후 차량 밖으로 튀어나가 더 큰 피해를 입었다. 승합차 뒷좌석에서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추석 연휴에 일반도로에서 뒷좌석 안전벨트를 매지 않아도 과태료를 내지 않는다. 그렇다고 방심하면 안 된다. 명절 기간 사고 위험이 더 크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추석과 설 연휴엔 하루 평균 67명의 교통사고 환자가 응급실을 찾았다. 평소(59명)보다 많다. 일반도로에서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착용할 때보다 3배나 높았다.
 
사고로 숨진 레이디스코드 멤버의 어머니는 당시 빈소를 찾은 딸과 같은 또래의 가수에게 “안전벨트를 매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안전벨트는 과태료를 피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소중한 가족이 나로 인해 고통받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다.
 
이승호 복지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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