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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정부·당간부가 회장사퇴 제 정신이냐 물었다”

중앙일보 2018.09.20 00:03 종합 18면 지면보기
마윈 알리바바 그룹 회장이 17일 상하이 세계인공 지능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마윈 알리바바 그룹 회장이 17일 상하이 세계인공 지능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내 나이 54세, 나는 알리바바와 함께 나이가 들었다. 하지만 내 인생 전체에서 보면 아직 젊다. 앞으로 16년간, 내 나이 70세가 되기 전에 나는 아주 대단한 일을 할 수 있다.”
 

내년 경영은퇴 선언 정부 외압설
투자자와 대화 행사서 정면 부인
“정치와 무관 … 10년 전부터 준비”

마윈 알리바바 그룹 회장이 직접 밝힌 은퇴 이유다. “내가 물러나는 것은 정치와는 아무 관련 없다”며 일부 외신에 보도된 정부 압력설을 일축했다. 그는 “알리바바 경영을 물려 주기로 한 건 자발적 의사에 따라 10년 동안 준비해 온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저장성 항저우에서는 17일부터 21일까지 ‘투자자의 날’과 ‘컴퓨팅 컨퍼런스’등 알리바바 주최의 대형 행사가 잇달아 열리고 있다. 마 회장은 18일 ‘투자자와의 대화’ 때 그룹 주주·투자자들 앞에서 주가로 직결되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그는 알리바바 주식 가운데 6.3%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19일 알리바바 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마 회장은 전날 투자자와의 대화에서 중국 정부와 공산당 간부들로부터 여러 통의 전화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지난 10일 알리바바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한 이후다. 마 회장에 따르면 정부와 당 간부들은 “어디 건강이 안 좋아서 물러나기로 한 거냐” “무슨 고민이 있냐”고 물었으며 심지어 “제 정신이냐”고 묻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 밖에서 정부가 나를 회장직에서 밀어냈다는 소문이 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내가 (회사를) 떠나고 싶지 않으면 누구도 강요할 수 없다. 정치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은퇴 후 계획에 대해서는 자신이 누누이 밝혀 온 대로 “교육과 공익 사업에 전심 전력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가 영어 교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이력과 관련 있다. 그는 영어 강사 시절인 1999년 미국 연수 여행 중 인터넷을 접하고 인터넷 불모지에 가깝던 중국에서 17명의 공동 창업자를 모아 알리바바를 설립했다.
 
마 회장은 “후임자인 장융(張勇) 최고경영자(CEO)가 나보다 더 잘 할 것이라고 100% 믿기에 물러나기로 결심했다”며 “(부모가) 정말 아이를 사랑한다면 어떻게 손을 놓을 지를 생각해야 하듯 나의 책임은 (알리바바에서) 손을 떼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 회장이 은퇴를 준비해 왔다는 설명은 2009년 그룹이 파트너십 제도를 도입한 것과 관련 있다. 그룹의 주요 경영 방침은 1인 1표씩 평등한 투표권을 갖는 파트너들의 의견을 모아 결정한다. 설립 당시 공동창업자 18명을 포함, 현재 36명으로 늘어났다.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는 3년간의 심사 기간을 거친 뒤 현역 파트너 75%의 찬성을 받아야 될 수 있다.
 
‘투자자와의 대화’에 함께 출석한 차이충신(蔡崇信) 부회장은 “경영 승계 문제를 해결하고 도덕적 수준을 높이는 동시에 (소수의) 핵심인물에 의한 경영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파트너십 제도를 설명했다. 
 
항저우=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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