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관세 폭탄 보복? 미국 국채 내다파는 중국

중앙일보 2018.09.20 00:03 경제 2면 지면보기
중국이 미국 국채를 시장에 내다 팔고 있다.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이 6개월 사이 최저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라는 시장의 평가가 나온다.
 

무역전쟁 가열된 5월부터 매각
보유액 6개월 새 최저로 떨어져
일각 “매각량 적어 영향 미미”

중국이 갖고 있는 미 국채는 올 7월 기준 1조1710억 달러(약 1310조원)어치로 한 달 전과 비교해 77억 달러 줄었다. 1월(1조1682억 달러)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미국 재무부가 18일(현지시간) 공개한 ‘국채 보유 주요 국가’ 통계 내용이다.
 
중국은 5월부터 석 달간 꾸준히 미국 국채를 팔아치웠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이 가열된 때와 맞물려 나타난 변화다. 미 국채 보유량을 최근 늘린 일본·아일랜드·룩셈부르크 같은 선진국과는 정반대 행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관련기사
중국은 세계 최대의 미국 국채 보유 국가다. 미국이 가장 많은 빚을 지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란 의미다. 미 재무부 통계를 보면 1위는 중국(1조1710억 달러)이고 일본(1조355억 달러)이 바로 뒤를 쫓고 있다. 3위 아일랜드(3002억 달러), 4위 브라질(2997억 달러), 5위 영국(2717억 달러)이다.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는 국채 보유 규모에서 중국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분쟁 속에서 미 국채 ‘카드’를 사용할 것이란 전망은 일찌감치 나왔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이 감소했다는 통계가 나오자 이런 분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1·2위 경제 대국이 벌이는 전쟁이 가열되는 와중에서 중국이 보유한 미 국채 보유액이 6개월래 최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 2000억 달러, 600억 달러 규모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며 무역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중국의 미 채권 투매는 강력한 보복 수단이 될 수 있다. 채권이 시장에 매물로 많이 나오면 나올수록 값은 떨어진다(금리 상승).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인상까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상승세를 탄 미 국채 금리에 충격을 더할 수 있다.
 
물론 중국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자제력을 발휘할 것이란 시각이 있다. 미국 국채를 내다 파는 게 중국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중국이 매각한 미 국채량이 아직 미미하다는 이유에서다.  
 
내셔널얼라이언스증권의 앤드루 브레너는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미 국채 보유 감소 액수는) 반올림 오차 수준”이라며 “중국 정부는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에 대해 이런 식으로 불만을 표시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레너는 “중국 입장이라면 연 2.80% 금리의 미국 국채 2년물을 보유하겠냐, 아니면 -0.53% 금리의 독일 국채 2년물을 보유하는 걸 선택하겠냐”고 반문했다. 중국 스스로에게 미치는 악영향도 큰 만큼 미 국채 투매라는 ‘최후의 수단’을 함부로 사용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CNBC는 “중국 정부는 미 국채 매각보다는 관세·환율 카드를 먼저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