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떠나는 봉중근 의사 … 잊을 수 없는 그 견제구

중앙일보 2018.09.20 00:02 경제 6면 지면보기
어깨 수술 후 복귀를 노렸던 LG 투수 봉중근이 결국 은퇴를 결정했다. 메이저리그와 KBO리그에서 활약한 그는, 특히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국제대회에서 멋진 활약을 보이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중앙포토]

어깨 수술 후 복귀를 노렸던 LG 투수 봉중근이 결국 은퇴를 결정했다. 메이저리그와 KBO리그에서 활약한 그는, 특히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국제대회에서 멋진 활약을 보이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중앙포토]

세월에는 장사가 없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투수 봉중근(38)이 마운드를 떠난다.
 

2009 WBC서 이치로 꽁꽁 묶어
어깨 부상 못 이기고 은퇴하기로
빅리그, KBO리그서 20여년 활약

LG는 봉중근이 은퇴 의사를 밝혔다고 19일 밝혔다. 봉중근은 1997년 신일고 시절 아마추어 자유계약으로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입단했다. 신시내티 레즈를 거쳐 2002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기록은 48경기에 나와 7승 4패, 평균자책점 5.17. 한국 복귀를 선택한 봉중근은 2007년 1차 지명을 통해 LG에 입단했다.
 
봉중근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LG의 주축 투수로 활약했다. 2012년부터는 구원투수로 변신해 3년 연속 25세이브 이상을 달성했다. 2013년에는 LG의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38세이브)을 세우며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그러나 2015년부터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와 올해는 1군에서 한 경기도 던지지 못했다. KBO리그 통산 기록은 55승 46패 2홀드 109세이브. 평균자책점은 3.41이다.
 
은퇴를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는 부상 때문이다. 봉중근은 2016시즌을 마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고 LG와 2년 계약(총액 15억원)을 맺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30일 1군 복귀를 앞두고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 등판해 어깨 인대파열 부상을 입었다. 결국 두 달 뒤 미국 LA 조브 클리닉에서 어깨 수술을 받았다. 2004년(어깨), 2011년(팔꿈치 인대접합)에 이어 세 번째 수술이었다.
 
봉중근은 올해 5월 복귀를 목표로 재활 훈련을 했지만, 몸 상태는 좋아지지 않았다. 올해 초 사이판으로 개인훈련을 떠나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2군에서도 던지지 못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LG 구단 관계자는 “봉중근이 기대한 만큼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자 은퇴를 고민했다”고 전했다. LG에서 꼭 우승한 뒤 은퇴하고 싶다던 그의 꿈도 이룰 수 없게 됐다. 봉중근은 “사랑하는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은퇴할 수 있어 기쁘다. 팬 여러분이 보내주신 너무도 과분한 사랑에 대해 가슴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봉중근은 국가대표로도 큰 활약을 펼쳤다.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4강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대회에 모두 출전했다. 특히 2009 WBC에선 일본과의 경기에 무려 세 번이나 등판하는 등 4경기에 나와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51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일본의 간판타자 스즈키 이치로를 상대로 위협적인 견제동작으로 두 번이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게 만든 장면은 아직도 팬들의 뇌리에 남아있다. 팬들은 그가 특히 일본전에서 맹활약하자 안중근 의사의 이름을 본떠 ‘봉중근 의사’란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봉중근은 오는 28일 잠실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앞서 사인회에 참석하고 시구를 한다. LG 구단은 시즌이 끝난 뒤 봉중근 은퇴 기념상품을 제작해 출시할 예정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