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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접목, 특허 발굴 … 에너지 공기업 경쟁력 키운다

중앙일보 2018.09.20 00:02 1면
미래로 도약하는 에너지산업 - 공기업 시리즈 ③ 에너지
한국전기안전공사 직원이 생산시설을 방문해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한국의 전력 생산과 관리를 책임지는 에너지 공기업들은 급변하는 글로벌 에너지 환경에서 혁신성장을 이끌고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사진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직원이 생산시설을 방문해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한국의 전력 생산과 관리를 책임지는 에너지 공기업들은 급변하는 글로벌 에너지 환경에서 혁신성장을 이끌고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사진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전력공사는 요즘 사내 특허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에너지 관련 기술력을 키워 에너지 신산업 분야의 기술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한전은 지난 5월 ‘연구개발특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의 개정으로 공기업들의 연구소기업 설립이 가능하게 되면서 사내 직무발명 보상제도를 대폭 개편했다.

한전, 사내 직무발명 보상 높이고
석유공사, 가스전 → 해상풍력으로
전기차 공급 확대, 빅데이터 활용
세계적 에너지 기술기업으로 도약

 
사내 직무발명에 대한 보상을 국내 최고 수준인 70%로 올렸고, 국내 최초로 발명자의 기여도가 반영된 보상 기준을 마련했다. 직원이 새로운 시각의 아이디어로 특허출원해 수익이 발생할 경우에도 보상금액을 늘려 지급한다. 이와 함께 한전은 올해 1~2개의 연구소기업 설립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40개 연구소기업을 설립할 계획이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회사 내 발명문화 확산, 지식재산 부가가치 창출, 혁신성장을 이루어 한전을 세계 최고 기술기업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4차산업 혁명 시대를 맞아 에너지 공기업들의 변신이 본격화하고 있다. 사실 정부가 주인인 에너지 공기업은 정부의 정책에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다. 각종 에너지 정책 관련 정치적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에너지 전환, 디지털 변환 등 급변하는 글로벌 에너지 환경에서 혁신성장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에너지 산업 분야의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로서 공기업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공기업들이 대대적인 변신을 추구하고 있는 이유다.
 
우선 에너지 공기업은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거나 신산업에 대한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현대자동차와 손을 잡고 현대차 울산공장 내 야적장과 주행시험장 등의 부지를 활용해 27㎿급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했다. 2020년까지 26만㎡의 부지에 지붕형 태양광 시설을 설치해 연간 1만여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3500만㎾h 전기를 생산하고, 연간 약 1만6500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인다.
 
한국석유공사는 아랍에미리트(UAE) 할리바 유전과 영국 다나사톨마운트 가스전 등 개발사업의 생산량 증대를 추진하는 동시에, 곧 생산이 끝나는 동해 가스전 플랫폼을 해상풍력발전단지로 개발하는 식으로 에너지원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수소자동차 보급 확대를 위한 수소충전소 등 수소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해상 수송용 연료 액화천연가스(LNG) 전환사업,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생산기지 운영 등을 핵심 선도사업으로 채택해 LNG 신산업과 신시장 개척을 추진하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2022년까지 수소 전기차 1만5000대 공급 지원, 수소충전소 100기 구축을 목표로 하는 정부 계획에 발맞춰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동서발전은 울산 앞바다에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울산신항은 전력계통이 잘 구비되어 있고, 항만 인프라가 인접해 있어 풍력발전에 유리한 입지 조건을 갖고 있어 최대 100㎿급 이상의 풍력발전단지 조성도 가능하다는 게 동서발전의 설명이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친환경 에너지 개발은 물론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남동발전은 지난해 6월 국내 처음으로 벼농사를 지으면서 태양광발전이 가능한 영농형 태양광 발전을 시작했고, 조만간 18.7㎿인 국내 최대 규모의 군산 수상태양광을 준공할 예정이다. 남동발전은 비츠로그룹과 손잡고 베트남 전력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한국서부발전은 석탄을 사용하면서도 천연가스 수준의 환경성을 갖춘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를 위한 ‘가스화 기술’ 역량을 높이기 위해 미국 에어프로덕츠앤케미칼과 협력하고 있다. 서부발전 김병숙 사장은 “건설원가를 절감하고 석탄 화력을 대체하는 차세대 발전원으로 IGCC를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접목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한전은 친환경 운송수단인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2022년까지 급속 전기차 충전기 3000기 구축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빅데이터 기반의 에너지 관리 시스템인 ‘K-EMS’도 준비 중이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전기 화재 예방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기 화재의 직간접적인 요인들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전기화재 위험지역을 모니터 지도상으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전기화재 현황 데이터(행정안전부)와 기상정보(기상청), 건축물 정보(국토교통부) 등을 수집해 분석 기반을 마련하고 과거 사고유형과 유형별 원인 인자를 도출해 건물별 사고 위험도 등급을 산출한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국가적으로 미활용되는 산업 폐열 등 열에너지를 조사해 생산 및 수요처를 발굴하고 관련 정보를 공공에 개방해 에너지 신산업 발굴을 지원하는 국가 열지도 사업 추진을 주도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운영 및 판매 시스템 융합 인터페이스 개발로 약 1000억원의 생산비용 절감 및 11%의 요금 절감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한국남동발전·서부발전·중부발전 등은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사내 벤처를 운영하고, 선정된 사업 아이디어에 대해 본격적인 사업화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2022년까지 스타트업 200곳 육성을 목표로 ‘KOGAS 혁신기술 플랫폼’을 구축했다.
 
사실 에너지 분야에서 한국은 태생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석유·석탄·천연가스 어느 것 하나 가진 자원이 없어 모두 수입에 의존한다. 에너지 포트폴리오의 수입 의존도가 높다 보니 국제 자원가격에 항상 흔들리고, 국제정세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 그럼에도 정부·공기업 중심으로 에너지 수급 체계를 잘 구축한 덕에 선진국 수준의 에너지 수급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다.
 
앞으로 정부와 에너지 공기업은 한국의 강점인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약점을 보완하고, 4차산업 혁명 시대 경쟁력을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미 자원과 플랜트 산업에서 ICT 활용은 일반화됐다. 원전과 석탄 화력 등 발전설비 기술에서 한국은 세계 정상급이다.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 최근 에너지 산업에서 핫이슈로 떠오른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분야도 한국 기업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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