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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가' 성희롱 교사 파면 뒤집힐까...인천교육청 재징계 요구

중앙일보 2018.09.19 16:22
푸른바다거북이(왼쪽)와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중앙포토]

푸른바다거북이(왼쪽)와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중앙포토]

수업시간에 고대 가요 ‘구지가’(龜旨歌)를 가르치다 성희롱 논란에 휩싸이면서 파면된 인천 국어교사의 징계절차가 다시 진행된다. 관련법에 따른 징계 절차상 문제가 있어서다. 다만 파면 조치가 뒤집힐지 여부는 다시 열리는 징계위원회에 달려 있다.
 

학교측 '두 차례 출석 통보' 규정 안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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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절차 위반, 파면 무효 여부는 학교서 결정
 
인천시교육청은 인천 모 사립 고등학교가 파면한 국어교사 A씨의 징계 절차를 다시 진행하라고 학교 측에 19일 요구했다. 사립학교법 65조 1항을 위반해서다. 관련법에는 ‘징계위원회 개최에 앞서 사전 조사 및 두 차례 이상 서면 출석을 통보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두 번 부르도록 했는데 한 번만 불렀다는 것이다.  
 
해당 학교가 징계 대상자에 대해 징계를 내리려면 징계위원회에 출석하라고 통보해야 한다. 이때 대상자가 나와 소명하면 징계 처분을 내려도 된다. 반면 징계 대상자가 불출석 하면 날짜를 변경해 반드시 두 번째 징계위를 열어야 한다. 이때도 출석하지 않을 경우에는 징계 처분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해당 학교는 지난달 20일에 열린 첫 번째 징계위원회에서 A씨가 불출석하자 곧바로 ‘파면’ 징계를 내렸다.
 
시교육청 감사실 관계자는 “해당 학교의 징계절차가 문제가 있어 다시 진행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파면’이라는 징계 수위가 무효화 된 것은 아니다”며 “추후 해당 학교 이사회에서 징계위원회를 다시 열어 수위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 전경 [사진 다음로드뷰]

인천시교육청 전경 [사진 다음로드뷰]

 
구지가, '명백한 성희롱' vs '학설 중 하나일 뿐'
 
앞서 A씨는 지난 7월 중순 고전 문학이라는 수업시간에 고대 가요 ‘구지가에 나오는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란 대목에서 거북이 머리가 왕이나 우두머리를 표현하기도 하지만 학설 중에는 남성의 성기인 ‘남근’으로도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영신군가(迎神君歌)’ 또는 ‘구지봉영신가(龜旨峰迎神歌)’라고도 불리는 ‘구지가’는 가락국 시조 수로왕의 강림신화에 곁들여 전해오고 있다. 4구체 한문(龜何龜何 首其現也 若不現也 燔灼而喫也·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만약 내놓지 않으면 구워 먹으리)으로 『삼국유사』의 가락국 기조에 기록돼 있다.
 
이에 수업을 들은 학생과 학부모들은 이 같은 표현이 성희롱에 해당한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학교 측은 8월 5일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고 해당 학급의 국어교사를 교체했다. 학폭위가 당시 수업을 들은 학생 26명을 상대로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학생들이 교사 교체를 원했기 때문이다.
인천시교육청

인천시교육청

 
당시 A씨는 중앙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교사 생활 30여 년 동안 한 번도 문제 된 적이 없었다”며 “수업 내용을 전달한 것뿐인데 성희롱 교사로 낙인 찍혀 당혹스럽고 괴롭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지가에 나오는 ‘거북의 머리’가 왕과 우두머리 등이라는 다양한 학설을 설명하면서 그중의 하나로 남근(男根·남자의 성기)으로 보기도 한다는 학설을 설명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인천=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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