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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9·13 대책 성공하려면 획기적 주택 공급 뒷받침해야

중앙일보 2018.09.17 00:24 종합 34면 지면보기
부동산 시장이 태풍 전야의 고요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부가 9·13 대책을 발표한 뒤 첫 주말을 맞아 매도자와 매수자가 관망세로 돌아섰다. 거래는 사실상 중단됐다. 앞으로 시장 흐름이 어떻게 될지 모두 숨죽이며 지켜보는 분위기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고가 주택을 소유했거나 집을 여러 채 가진 사람의 보유세 부담을 늘리고, 이미 집이 있는 사람이 추가로 집을 사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대부분 집을 사려는 심리를 꺾는 대책이다. 시장에서는 이런 수요 억제책이 ‘더 늦기 전에 집을 사야겠다’는 심리를 일단 진정시킬 것으로 본다.
 
하지만 수요 억제만으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수 없다는 건 이미 과거 경험에서 증명됐다. 집도 상품이다. 공급과 수요의 균형점에서 가격이 형성된다. 서울의 주택 보급률은 97% 수준이다. 거주 세대보다 주택이 부족하니 가격은 언제든지 뛸 수 있다. 9·13 대책의 성패가 공급 대책을 얼마나 정밀하게 마련하느냐에 달린 이유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지난주 “서울과 수도권의 수요가 많은 곳에 공공택지 30곳, 주택 30만 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에는 새로 집을 지을 땅이 거의 없다. 수요자가 원하는 곳에 집을 공급하려면 재건축·재개발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수도권의 그린벨트를 일부 해제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하나 입지 여건이 떨어지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어 도심에 주택을 획기적으로 공급하는 안이 나와야 한다. 물론 초과이익을 적절히 환수하는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만족할 만한 지역에 집이 충분히 공급된다는 신호가 분명해지면 수요자는 조바심을 거두고 기다릴 것이다. 반대로 공급 계획이 별것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 시장은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이 크다. 지금 필요한 건 확실한 공급 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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