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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골프는 박상현 시대

중앙일보 2018.09.17 00:02 경제 7면 지면보기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박상현. 마지막날 8타를 줄인 끝에 합계 22언더파로 우승했다. 올시즌 3승을 거둔 그는 상금 7억9000만원을 돌파하면서 KPGA투어 시즌 최다상금 기록을 갈아치웠다. [뉴스1]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박상현. 마지막날 8타를 줄인 끝에 합계 22언더파로 우승했다. 올시즌 3승을 거둔 그는 상금 7억9000만원을 돌파하면서 KPGA투어 시즌 최다상금 기록을 갈아치웠다. [뉴스1]

박상현(35)이 16일 인천 청라의 베어즈베스트 골프장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했다. 마지막 날 8언더파 63타를 기록, 합계 22언더파로 5타 차의 압승을 거뒀다. 시즌 3승째다.
 
박상현은 14언더파 단독 선두로 마지막 날 경기를 시작했다. 안병훈(27)이 한 타 뒤진 2위로 챔피언 조에서 그와 함께 경기했다. 2015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안병훈이 역전할 거라고 예상하는 이도 많았다. 안병훈은 한국 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47위) 데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면서 장타력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박상현은 그러나 전날 기자회견에서 “안병훈 선수는 흠잡을 데 없이 좋은 선수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컨디션이면 로리 매킬로이나 타이거 우즈가 와도 해볼 만하다”라고 큰소리를 쳤다. 그는 “3라운드에 컨디션이 매우 좋은 편이었다. 경쟁자인 안병훈 등에게 내가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했다.
 
그런데 자고 일어나니 상황이 달라졌다. 왼쪽 어깨에 담이 왔다. 스트레칭을 많이 하고 마사지를 했는데도 스윙할 때 밸런스와 리듬감이 좋지 않았다. 박상현은 “경기를 앞두고 걱정을 많이 했다. 괜한 얘기를 했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박상현은 또 “경쟁자들이 장타를 치니 오히려 리듬에만 충실하자고 생각했다. 상대 선수가 파 5홀에서 2온을 하더라도 끊어가자, 멋진 버디라고 해서 스코어카드에 다른 숫자를 쓰는 것도 아니니 나만의 경기를 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게 먹혔다.
 
박상현은 1~3번 홀에서 송곳 같은 아이언샷과 신들린 듯한 퍼트로 3연속 버디를 잡아냈다. 안병훈으로서는 몸도 풀기 전에 소나기 펀치를 맞은 격이었다. 박상현은 4번 홀에서 한번 쉰 뒤 5, 7, 9, 11번 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잡고 도망갔다.
 
195야드짜리 파 3인 7번 홀이 하이라이트였다. 박상현의 티샷이 그린 사이드 벙커에 빠졌다. 박상현이 껑충 뛰어야 그린을 볼 수 있을 정도의 깊은 벙커였다. 박상현은 이 위기에서 멋진 벙커샷으로 공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어 버디를 잡아내면서 동반자들을 따돌렸다.
 
경기 후반엔 안병훈 대신 스콧 빈센트(짐바브웨)가 쫓아왔다. 15번 홀에서 먼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2타 차로 추격했다. 그러나 긴장감은 1분도 안 돼 사라졌다. 박상현은 이 홀에서 버디 퍼트를 넣어 타수 차를 3으로 벌렸고 빈센트는 다음 홀에서 공을 물에 빠뜨렸다. 박상현은 올 시즌 2위와 최다 타수 차 우승을 거뒀다.
 
박상현이 이날 기록한 63타는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이다. 또 4라운드 합계 262타로 대회 최소타 기록(이전 269타)을 7타나 줄였다. 비가 와서 그린이 부드러워진 데다 페어웨이에 있는 공을 닦아서 놓고 치는 프리퍼드 라이 규칙을 적용했다고는 하지만 이를 고려해도 박상현의 샷은 돋보였다. 박상현은 “어려운 코스여서 14언더파만 치면 무조건 우승이라고 생각했는데 22언더파가 나왔다. 내가 생각해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두둑한 상금도 챙겼다. 박상현은 우승상금 2억1600만원을 더해 시즌 상금 7억9006만원을 벌어들였다. 이전까지 코리안 투어 한 시즌 최다 상금(2017년 김승혁 6억3177만원)을 훌쩍 넘겼다. 박상현은 이날 우승으로 시즌 3승째를 거뒀다. KPGA투어에서 한 시즌 3승을 거둔 선수가 나온 것은 11년 만이다. 2007년 김경태와 강경남이 동시에 3승을 한 이후 3승을 거둔 선수가 없었다. 올 시즌 여자골프에서는 박성현이 가장 잘 나간다. LPGA 투어에서 3승을 기록했다. 남자 선수 중에서는 박상현이 가장 뛰어나다. 역시 3승을 기록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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