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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차로 체질 바꾸는 현대차 … 정의선이 진두지휘

중앙일보 2018.09.17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인도 무브 글로벌 서밋에서 기조연설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 현대차그룹]

인도 무브 글로벌 서밋에서 기조연설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 현대차그룹]

지난 14일 정의선(48)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총괄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정 부회장이 그룹 경영 전반을 지휘하게 됐다. 옛 현대그룹에서 분가한 1999년 이래 현대차그룹의 최종 의사결정자는 늘 정몽구(80) 회장이었다. 다소 변화가 생긴 건 2009년 정 회장의 장남 정의선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다. 이후 정 회장은 일부 권한을 정 부회장에게 이양하기 시작했는데 이젠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역할까지 맡긴 것이다.
 
지난 3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현대제철 등기이사로 재선임될 때, 정 회장은 현대건설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내년 3월(현대모비스)부터 2020년 3월(현대자동차)까지 차례로 정몽구 회장이 맡고 있는 대표이사 임기가 끝난다. 현대건설처럼 정 회장이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현대차그룹의 승계가 완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결국 이번 수석부회장 임명은 ‘3세 경영’ 수순의 발판이라는 설명이다.
 
정 회장의 외동아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아버지처럼 일찌감치 현대차그룹 후계자 수업을 받았다. 1993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9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과장)했던 정 수석부회장은 1년 만에 미국 유학을 떠났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취득한 뒤 일본 이토추상사 뉴욕지사를 거쳐 99년 현대차그룹으로 입사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 전반을 총괄하게 됐지만 당장 연말 고위 임원 인사 규모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은 요직에서 이른바 ‘정의선 사람들’이 전면에 나설 수 있도록 꾸준히 교체 작업을 진행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고(故) 정세영 전 회장이 이른바 ‘포니 정’으로 불리며 현대차를 주도할 때,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정세영 라인을 정몽구 라인으로 교체했던 상황과 유사하다. 다만 부회장 라인은 보직 이동 등 교통정리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인사로 정 수석부회장이 정 회장을 보좌하는 2인자로 올라서면서 기존 정 회장을 보좌하던 일부 부회장은 역할이 모호해졌다. 현대자동차 내부에서는 “‘전략’자가 붙은 조직만 20여개나 될 정도로 업무 중복이 심하다”며 “조직통폐합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올해 주요 글로벌 자동차 행사에서 빠지지 않고 모습을 드러냈다. 1월초 미국 소비자가전쇼(CES)를 방문한데 이어 3월 뉴욕모터쇼, 4월 베이징모터쇼를 참관했다. 특히 자율주행차·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관련 기술 동향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가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척 로빈스 시스토 CEO 등 미래차 선도기업의 주요 인사들과 접촉한 배경이다. 지난 7일에는 인도 뉴델리에서 3세 경영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당시 그는 “현대차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8일 중앙SUNDAY 종합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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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 고위 관계자는 “완성차 제조 능력에 이스라엘 모빌아이 같은 시스템 기술, 앱티브 같은 차량용 솔루션 기술 등을 보완하고, 장기적으로 경영권·의결권을 조정해 장기 생존력을 갖춘 보쉬의 지배구조를 벤치마킹하겠다는 의지”라고 해석했다.  
 
이른바 ‘정의선 키즈’ 확산을 위해 기술인력 채용을 대폭 늘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과 관련 깊은 빅데이터·인공지능(AI) 관련 인재는 입도선매하는 분위기다.  
 
사실상 ‘3세 경영’ 시대가 열렸다는 분석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여전히 건재하며, 이번 인사도 정 회장이 직접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경영 핵심 사안만 선별해 직접 보고하는 식으로 회장 보좌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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