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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60채 친척 명의 올려놓고 탈세 … 국세청, 1500명 들여다본다

중앙일보 2018.09.17 00:02 종합 16면 지면보기
주택 임대사업을 하는 A씨는 전국 각지에 모두 60채에 이르는 아파트를 보유하면서 월세 등 임대 수입을 챙겼다. 하지만 A씨는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채 친인척 등 타인의 명의로 아파트를 보유하고 임대수입을 신고하지 않았다.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서였다. 이런 탈세 행위는 국세청의 감시망에 포착됐고 A씨는 신고 누락 수입 7억원에 대한 소득세를 추징당했다.
 
A씨와 같이 거액의 주택 임대소득을 챙기면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정황이 있는 사업자에 대해 국세청이 현미경 검증에 들어간다. 국세청은 탈세 혐의가 있는 주택 임대소득자 1500명에 대해 세무검증을 한다고 16일 밝혔다.
 
검증 대상에는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하며 월세로 번 돈을 적게 신고하거나 아예 신고하지 않은 임대인이 주로 포함됐다. 무역업을 하는 법인 대표 B씨는 회사의 수출 대금 등을 빼돌려 서울 강남 지역의 고급 아파트 6채를 사들였다. B씨는 6채의 아파트를 통해 약 6억원가량의 월세 소득을 올렸지만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가 국세청에 적발됐다. 주상복합건물이나 상가겸용주택을 임대하면서 상가 임대수입만 신고하고 주택 임대수입을 누락한 사례도 포착됐다. 서울 이태원 지역에 17채의 고급 빌라를 보유하고, 외국인 주재원을 상대로 고액의 월세를 받으면서 수입 금액을 신고하지 않은 임대사업자도 국세청으로부터 검증을 받게 됐다.
 
이번 검증 대상 선정에는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등의 행정자료를 기반으로 이달부터 가동되기 시작한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RHMS)이 처음 활용됐다. 앞서 국세청은 2014년부터 매년 전·월세 확정일자 자료, 월세 세액공제자료 등을 토대로 고가·다주택 임대업자의 소득세 탈루 여부를 검증했다. 하지만 임대소득 노출을 꺼리는 집 주인의 요구로 세입자가 전·월세 확정일자를 받지 않거나 월세 세액공제를 신청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RHMS는 이런 ‘과세 사각지대’를 크게 줄여줄 전망이디. 그간 부처별로 흩어져있던 개인별 주택 보유 및 임대 현황, 추정 임대료 등의 자료들이 총망라돼 있어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나 RHMS에 대해 “이제는 누가 몇 채의 집을 갖고 있으면서 전세나 월세를 주는지 다 알 수 있게 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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